지난밤에도 런던올림픽 생중계를 보느라 밤잠을 설치고 늦은 새벽에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다. 우리 선수들이 선전하면 기쁘고 흥분된 마음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쉬운 성적으로 패하기라도 하면 괜스레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잠자리를 뒤척이게 된다. 스포츠 관람을 좋아하는 탓도 있겠지만,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스포츠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속에서 심장과 함께 힘차게 요동치는 걸 느끼곤 하는데 아마도 이게 '애국심'인 것 같다.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숨죽이며 우리나라 선수를 응원하고 힘겨운 과정과 사투 끝에 얻은 승리를 보고 있노라면 북받쳐 오르는 기쁨에 못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게 진정한 스포츠의 힘이 아닐까 싶다.
36년이라는 일제강점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해방을 맞으며 처음 출전했던 제14회 런던올림픽 이후 64년 만에 맞는 이번 제30회 런던올림픽은 64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2개의 동메달 획득에 그쳤던 그때와 오늘의 대한민국을 비교해 보면 그 엄청난 성장과 발전에 새삼 놀라게 된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도 되기도 전인 1948년 손기정 단장을 필두로 태극기를 앞세우며 출전했던 당시 올림픽 선수들은 메달에만 집착하기보다는 국가 재건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기 위해 투혼을 불사르며 최선을 다했던 모습들이 그 당시 경기 장면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그리고 64년이 지난 오늘, 1997년 IMF 금융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는 경제위기를 힘겹게 이겨내고 있는 우리 국민은 런던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통해 무엇을 얻게 되는가? 늦은 밤 열대야 속에서도 TV 앞을 지키는 우리 국민은 출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하는 모습과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낭보가 전해지기를 기대하며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메달을 따고 메달 색깔이 무엇인지에만 관심을 갖는 것만은 아니다. 그건 일반인들은 극복하기도 힘든 훈련과 역경을 이겨내며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한발 한발 나아가는 열정이 우리 선수들의 경기하는 모습 속에서 고스란히 전해지기에 그들을 믿고 응원한다. 비록 그 결과가 만족하지 못한 성적으로 끝이 난다 하더라도, 결코 해 낼 수 없다는 꿈같은 목표를 향해 땀과 눈물을 아낌없이 흘리는 열정이 있기에 우리는 그들을 '올림픽 영웅'이라 부른다. 진정한 승리의 의미는 꼼수보다는 땀과 눈물이 수반된 열정이 있기에 그 가치가 더욱 값진 것이다.
김태곤<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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