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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득렬의 서양고전] 그리스 비극 7작품 완전정복…소포클레스의 '비극전집'

소포클레스(Sophocles, BC 496-406)는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시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비극시인 아이스킬로스의 영향을 받았으며, 에우리피데스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그리스신화에 바탕을 둔 120여 편의 비극시를 썼지만 현존하는 것은 7작품에 불과하다. 즉 '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 '콜로누스의 오이디푸스', '아이아스', '트라키스 여인들', '엘렉트라', '필록테테스'가 그것들이다. 이 작품들은 천병희 교수에 의해 그리스어에서 처음으로 완역되었다(숲출판사 간).

7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독특한 성격을 보여준다. 이 성격들은 극이 끝날 때까지 일관성을 보인다. '오이디푸스 왕'에서 주인공 오이디푸스는 매력적인 인품 즉 지성, 결단력, 완력, 위엄 등을 가지고 있었지만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극단적인 오만을 극복할 수 없었다. '안티고네'에서 주인공 안티고네는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준다. 최초로 실증법보다 자연법을 우선시하는 모습은 독자에게 놀라움을 안겨 준다.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독재자 앞에서 자연법주의자는 비극적 종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콜로누스의 오이디푸스'에서는 오만과 독선으로 신의 저주를 받은 오이디푸스가 신과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아스'에서는 주인공 아이아스 장군이 아킬레우스의 무구에 대한 지나친 집착 때문에 그가 얻은 불멸의 명예를 잃고 자살해 버린다.

'트라키스 여인들'에서 여주인공 데이아네이라는 남편인 헤라클레스의 사랑을 되찾으려다가 과실로 그를 죽이게 된다. '엘렉트라'에서는 주인공 엘렉트라가 오라비 오레스테스와 함께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복수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필록테테스'에서는 '아이아스'에 등장하는 오디세우스와는 아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는 트로이아 정복을 위해 모든 술수를 다 동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포클레스는 자신의 수많은 작품을 통해 인생의 비극적인 측면을 조명하는 일에 전념했지만 그 자신은 90세까지 아주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는 부유했을 뿐만 아니라 자주 관직에도 취임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인물들 예컨대 페리클레스'소크라테스'헤로도토스 등과 교유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그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행운도 따랐지만 비극의 이유와 원인에 대한 깊은 이해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신득렬 파이데이아 아카데미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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