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젊은 작가 '끼' 8번째 이야기

카코포니 전 갤러리 분도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갤러리 분도의 여덟 번째 '카코포니' 전시가 9월 1일까지 열린다.

올해 선정된 작가들은 김민주, 양지태, 이효진, 정연희. 젊은 작가들은 다양한 장르를 통해 '존재'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에 대해 독창적인 방법으로 접근한다.

김민주는 거리, 집, 엘리베이터, 복도와 같은 일상의 평범한 장소에 시선을 둔다. 일상적인 공간이지만 이들 공간은 주관적인 체험에 따라 온갖 감정이 부여된 개인적 공간이 된다.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며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 혹은 공상이 예민하게 작동될 때 느끼는 공포감을 한지 위 모노톤의 채색으로 표현한다.

양지태의 설치작품 '공백기'는 작가가 지냈던 고시원 방을 그대로 재현한다. 대학 졸업 후 몇 달간 지낸 고시원 방은 희망과 우울, 낙관과 비관의 감정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좁은 방에서 하루를 보내는 생활은 비루하지만 작가로서 삶을 성찰하게끔 하는 생산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주변의 평범한 인물의 일상을 관찰자적 시각으로 바라보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이효진은 어느 시골집 주인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싱글채널 비디오 작업 '올드 레이디'(Old Lady)를 선보인다. 10분 길이의 단편영화인 이 영상물은 인류학적 태도로 주인공 할머니를 바라보며 영상 기록 및 구술 자료 수집, 그리고 작가가 만든 문학 텍스트를 추가해 완성했다. 단조롭고 소박한 할머니의 일상은 복잡하고 여유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과 대비된다.

정연희의 사진 '오디너리 프로세스'(Ordinary Process)는 대량생산, 대량소비되는 생필품을 오브제로 이용해 화면을 구성한다. 공중에 떠 있는 사물과 바닥에 놓인 사물을 통해 관객들은 어떤 식으로든 두 사물이 가진 연관성을 허구적으로 구성하게 된다. 원래 물건의 맥락과 다른 맥락이 발생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갤러리분도가 청년작가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카코포니 전시는 지금까지 7년간 8회 전시를 통해 작가 50여 명을 배출했다. 053)426-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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