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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력의 시네마 이야기] 다시 이슈화된 스크린 독과점과 제작비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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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 중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겼다. 이제 수상을 축하하고 기뻐하며 한국영화의 건설적인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고민하면 될 시점이다. 그런데 최근 언론 보도 경향을 확인해보면 쟁점은 엉뚱하게도 스크린 독과점과 영화 제작비로 옮겨가고 있다.

김 감독 측이야 극장 확보에서 약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이슈를 제기할 수 있고 그의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비판은 예전부터 계속되어 오던 것이기에 최근 일련의 행보는 당연한 절차라 할 수 있다. 언론을 대해온 김 감독의 오랜 경험상 지금이야 영화제 수상에 대한 보도가 앞다투어 이어지고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목소리는 다시 새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언론은 이를 그대로 받아써서는 안 된다. 스크린 독과점의 문제가 선악의 가치판단에 해당하는 영역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왜 극장은 특정영화에 많은 스크린을 제공할 수밖에 없는지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필자 역시 김 감독의 의견에 동의하는 바이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영화관에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1억5천만원이라는 영화의 제작비가 언론에 공개되었을 때 예상되었던 바이지만 지금도 영세한 한국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도마에 오른 것 역시 마찬가지다. 적은 제작비로 훌륭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일일이 작품명을 거론할 필요도 없이 지금까지 제작되어 흥행한 많은 작은 영화들의 사례에서 확인되며 이는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맹점도 있다.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지는 영화는 스태프들의 임금과 복지를 보장하기 어렵다. 물론 최근 소위 '러닝 개런티'라는 방식으로 개봉 후 수익을 배분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가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참여 스태프들의 생활 안정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명확한 목적이 있는 감독이나 제작자, 소속사의 보호를 받고 있는 배우는 이런 시스템에서도 탄력적으로 활동할 수 있지만 당장 생계가 급한 스태프들에게 제대로 된 임금이 지급되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 부담을 과중하게 만들고 영화가 흥행하지 못하면 손에 쥘 수 있는 수입도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부가적으로 우려되는 것은 제작사의 제작비 '후려치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도 한국영화의 제작비는 굳이 할리우드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많은 편이 아니다. 극장에 관객은 넘치지만 수익 구조상 이익은 주로 배급사와 극장이 안정적으로 확보할 뿐 제작사는 그렇지 못하다. 극장은 돈 되는 영화를 스크린에 걸면 되지만 제작사와 투자사는 영화 1편이 흥행하더라도 다른 영화 2편이 실패하면 그 손해를 그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저예산 영화의 성공사례가 천편일률적인 제작비 감소로 이어진다면 한국영화의 질 자체도 저하될 것은 자명하다. 언론의 영화 면이 보기 좋은 재료를 포장하는 대신 그 안에 담긴 내용물에 집중하면 좋겠다는 일종의 환상을 가져본다.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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