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맘때쯤이면 수험생들의 마음은 조급하기 마련이다. 공부할 분량은 많은데 남은 시간이 빠듯하다 보니 지레 포기하는 수험생도 나온다. 하지만 이 기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실력이 비슷한 학생이라도 점수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 30일은 고교 3년 동안 배운 것을 정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남은 기간 동안 수험생이 모든 영역에 비슷한 비중을 둬 공부하는 것은 무리다. 취약한 부분을 찾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다. 지난달 치른 9월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수능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예상해보고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학습 전략을 세워야 할지 알아봤다.
◆점수대별 학습 전략
9월 모의평가의 난이도가 수능시험과 같다고 할 수는 없다. 수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 9월 모의평가 결과를 모두 고려해 출제 난이도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이번 수능시험은 지난해 수능시험과 비슷하거나 조금 쉽게, 9월 모의평가에 비해 언어영역은 다소 어렵고 수리'외국어영역은 다소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9월 모의평가는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까지 대거 참여하기 때문에 수험생이 자신의 위치를 가장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잣대다. 9월 모의평가 결과에 따르면 언어'수리'외국어'탐구영역(800점 만점 환산) 점수가 520점 이상은 상위권, 440~500점은 중위권, 420점 이하는 하위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계열별, 점수대별로 어떻게 전략을 짜야 할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표 참조)
▷인문계열=전년도 수능시험에 비춰볼 때 9월 모의평가는 대체로 어렵게 출제됐다. 언어'수리'외국어'사회탐구영역 중 언어영역은 상당히 쉽게 출제됐으나 나머지 3개 영역은 다소 어렵게 나왔다. 특히 수리영역이 어려워 420점대 이상에서는 수리영역이 학생들 간의 점수 차이를 더 커지게 만들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520점 이상인 상위권 수험생 경우 수리영역과 사회탐구영역에서 가장 큰 변별력을 보였다. 따라서 다른 이들보다 한발 앞서려면 이 두 개 영역을 집중적으로 챙기는 게 좋다. 500점대 수험생들은 우선 사회탐구영역을 중점적으로 보강하고 수리영역에 시간을 안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20~480점대 수험생들은 수리영역에서 점수 차가 크기 때문에 이 영역을 학습하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 380~400점대 수험생들은 외국어영역을 좀 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
▷자연계열=인문계열과 마찬가지로 전년도 수능시험보다 9월 모의평가가 대체로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언어영역은 쉽게, 수리와 외국어영역은 어렵게, 과학탐구영역은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그중 수리영역과 외국어영역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탓에 중위권 이상(440점 이상) 수험생들은 이 두 영역 점수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480점 이상인 수험생들은 수리영역에서 점수 차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 영역을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400~460점대 수험생이라면 외국어영역을 중점적으로 보강하고, 과학탐구영역에도 좀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360~380점대 수험생 경우 학생들 간 점수 차가 컸던 언어영역을 보완해야 한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은 "상위권 학생은 오답 노트와 그동안 푼 문제집을 점검하면서 새 유형의 문제를 접하고 중위권 학생이라면 어려운 문제보다는 모의평가를 치르면서 오답률이 높았던 부분을 챙겨보는 게 좋다"며 "하위권 학생 경우 어설프게 문제집만으로 내용을 정리하기보다 교과서를 다시 펼쳐 정독하면서 기본 개념을 확실히 익히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영역별 마무리 전략
총점이 비슷하더라도 수험생별로 자신이 강한 영역이 다를 수 있다. 더구나 대학, 학과에 따라 입학전형에 반영하는 영역과 반영 비율이 다르고, 일부 영역에는 가산점이 부여되기도 한다. 수험생은 이 같은 사항을 꼼꼼히 따져본 뒤 영역별 학습 전략을 세워야 한다.
▷언어영역=실전 모의평가 문제를 제한시간 안에 풀면서 감각을 유지하고 시간을 안배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다만 문제를 많이 풀수록 그에 비례해 성적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질문의 요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주어진 지문 안에서 답을 찾는 훈련이 필요하다.
문제를 풀어본 뒤에는 해설을 자세히 읽으며 자신의 판단 과정을 분석해야 한다. 특히 처음 썼던 답을 고쳐서 틀리는 경우가 많은 수험생이라면 어떤 부분에서 갈등을 느껴 고치게 됐는지, 그렇게 생각한 것이 왜 잘못인지 파악해둬야 한다. EBS 교재 속 지문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필수다.
▷수리영역=방심하는 순간 성적이 떨어지는 과목이 수학이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남은 기간 수학 공부를 제쳐 뒀다간 그동안의 노력마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매일 실전 문제를 풀면서 감각이 둔해지지 않도록 하고 기본 개념과 원리도 끊임없이 확인해둬야 한다. 새로운 책을 집어들기보다 공부해 온 교재와 오답 노트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문제를 풀 때 해설만 눈으로 읽고 넘어가는 것은 금물. 한 단계씩 차례로 써가며 답을 구하는 연습을 해야 실전에서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한 문제라도 정확히 풀고 넘어가야 실전에서 변형된 문제가 출제되더라도 좀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외국어영역=수험생들이 가장 까다롭게 여기는 것이 어휘와 문법 문항. 그만큼 변별력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9월 모의평가에서 외국어영역이 다른 영역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수능시험 때는 좀 더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고득점을 노린다면 어휘와 문법 문항을 포기해선 안 된다. 두 유형에 대비하려면 기출 문제와 EBS 교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자주 출제되는 단어와 숙어, 문법들을 빠짐없이 챙겨야 한다.
▷탐구영역=교과서를 정독하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기본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학습 과정에서 틀린 문제는 교과서와 함께 보며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시사 이슈와 쟁점을 교과서 속 기본 개념과 연결지어 정리해두는 게 좋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이번 수능시험에서도 EBS 교재의 연계율은 70%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EBS 교재에만 의존하는 것은 자칫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교과서에 충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성학원 윤일현 진학실장은 "교과서를 정리한 뒤 EBS 교재에 나오는 문제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최근 수능시험에선 EBS 교재에 나오는 지문이나 자료, 도표 등을 변형된 형태로 활용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답을 암기하기보다는 제대로 이해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cwolf@msnet.co.kr
도움말=송원학원'지성학원 진학지도실
사진1=수능시험 D-30. 수험생들은 9월 모의평가 결과를 분석,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동안 학습한 내용을 정리하는 등 마무리에 전력을 다해야 할 때다. 지난달 4일 9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는 대구 정화여고 3학년 학생들. 매일신문 자료사진
사진2=지난해 11월 치러진 2012학년도 수능고사장 모습. 매일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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