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시험대 오른 박근혜, 정치력 발휘하라

심각한 수준의 자중지란에 빠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이제까지 박근혜 후보는 소속 당이 위기 국면에 처했을 때 철저한 자기희생과 신뢰의 정치로 넘어진 바닥을 딛고 다시 일어서며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왔다.

이번에는 박근혜 본인의 정치력과 통솔력이 문제이다. 인적 쇄신 논란도, 타이밍을 놓쳐버린 역사 인식에 대한 사과도, 외연 확장을 위한 인사 영입 후유증도 다 박근혜 후보의 정치 스타일과 직결되어 있다. 박 후보는 이번 논란 해결 과정을 통해 미래 권력으로서 위기 돌파력을 지닌 대통령감임을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줘야 한다.

인적 쇄신 논란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과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해서는 통합 기치 아래 적당히 문제를 풀려고 해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사퇴와 당무 정지 카드를 내밀며 이한구 원내대표와 한 전 상임고문을 택하든지 아니면 자신들을 택하라고 몰아붙이고 있는 안대희 김종인의 주장에 전 비대위원 4명이 힘을 실어준 의미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박 후보가 8일 하루에만 4번 작심하고 "지금 여기서 다 뒤엎고 새로 시작하자는 것은 선거를 포기하자는 얘기"라며 화해 국면을 조성하려고 해서는 유권자들을 더 잃을 수 있다. 위기 국면에서 어떤 통치를 해나갈지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변화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호남 득표를 의식한 행보이겠지만, 민주당 한광옥 전 고문 영입 득실은 냉정하게 따져보기를 바란다. 호남에서 민주당은 기득권으로 분류되고, 한 전 고문의 현실 정치에 대한 영향력은 크지 않다. 거기에 박 후보 가신그룹의 희생을 더 이끌어내는 정치력, 지금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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