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정책선거가 최선의 방책

21세기 대한민국의 명운을 좌우할 대통령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대구시와 경북도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들이 제18대 대선을 맞아 시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싣는다.

태종이 맏아들 양녕대군을 폐위하고 셋째인 충녕대군(세종대왕)을 세자에 책봉한 것은 유교 국가인 조선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세종이 선택된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고, 좋은 정책을 자신이 개발해도 신하들과 자유롭게 정책을 토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태종과 신하들로부터 신임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중국에서도 17세기 중반 강희제가 제위에 오르면서 시작된 청나라의 전성기는 아들 옹정제를 거쳐 손자 건륭제 대에 이르러 최고의 황금기를 맞게 된다. 이 시기에 청나라는 영토를 160만㎢ 늘려 원나라 이후 가장 큰 영토를 가진 제국이 됐다. 청나라가 '강건성세'의 시대를 이룬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황태자를 미리 정하지 않고 황자들 간에 경쟁을 시켜서 능력이 가장 뛰어난 자에게 황위를 물려준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가 세종대왕 시대의 정치적 발전과 찬란한 민족문화를 꽃피우고 청나라의 '강건성세'와 같은 시대를 이루려면 이번 선거에서 어떤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해야 할 것인가? 국민을 위하여 실현 가능한 정책공약(매니페스토)을 개발'실행하고, 국민이 부여하는 임무를 가장 잘 수행함으로써 '국민이 배부르고 등 따습게 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적임자를 선출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생선을 살 때에도 눈은 싱싱한지 비늘은 윤기가 나는지 요모조모 꼼꼼히 따져 보고 구입한다. 그런데 막상 선거에서 후보자를 선택할 때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후보자가 국민을 위해 지킬 수 있는 제대로 된 정책을 제시하는지, 예산의 뒷받침이 없는 허황한 정책을 제시하지는 않는지, 투입된 예산에 비해 산출이 좋은 정책을 제시하는지 등을 철저히 분석'비교한 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제18대 대통령선거 어떻게 치러야 할 것인가. 그 해답은 바로 정책선거다.

손세현/대구시 선관위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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