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번 국도 리모델링, 지자체들 '문화 특색' 경쟁

특산물·관광지 환경 비슷…자칫 소모성 경쟁 우려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경주~울진 간 7번 국도를 '문화의 길'로 리모델링할 태스크포스(TF)팀을 내년에 발족하고 본격 추진계획을 세우면서 해당 지자체들이 국도를 지나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특히 한정된 예산 안에서 사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역마다 특색있는 사업을 발굴해 모든 지역을 하나의 관광지구로 연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포항국토관리사무소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남부지방산림청, 경상북도, 포항시, 경주시, 영덕군, 울진군, 대구'경북연구원 등 8개 기관 대표들이 모여 '동해안 7번 국도 문화적 리모델링 추진' 협약식을 했다.

각 기관이 협력해 포항 등 4개 지역이 통과하는 7번 국도(길이 188.8㎞)의 인근을 단순 교통목적만 가진 일반도로가 아닌 관광, 특산물 등 지역 환경과 결합한 문화복합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토청은 이번 사업을 통해 국도에는 이례적으로 졸음 쉼터 등 주차공간을 조성하고 이를 지역 관광'문화지와 연계할 새로운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졸음 쉼터에 관광안내판 등을 설치하고 각 지역의 관광지에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연결도로를 만드는 등 7번 국도 전체를 천천히 즐기며 갈 수 있는 '관광 슬로(Slow) 길'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포항국토관리사무소 박진우 보수과장은 "지금까지 도로가 출발지와 목적지를 잇는, 단순히 일찍 도착하기 위한 길이었다고 한다면 이번 사업은 도로 자체가 관광상품이 되고 또 길(7번 국도)과 길(지방도)을 연결해 종합적인 관광특구지역을 건설하는 일"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일이며 이번 사례를 통해 도로에 대한 인식이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의 더 세부적인 실천방안은 국토청과 각 기관이 앞으로 '7번 국도 리모델링 합동 TF팀'을 구성해 분기별 회의를 갖고 함께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워낙 규모가 큰 사업이라 예산확보가 쉽지 않고 관광객 확보를 위한 지자체 간 소모성 경쟁 등도 우려된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지자체별 특산물이 겹치는 부분이 많고 관광지 환경이 비슷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포항, 영덕, 울진이 모두 대게를 활용한 특산물 홍보를 희망하고 있으며, 7번 국도와 연계되는 관광 도로 역시 울진 금강송 길을 제외하고는 울진 오징어 거리, 영덕 블루로드, 포항 해맞이 길 등이 모두 바다를 낀 산책길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부산지방국토청 유병권 청장은 "4개 지자체가 모두 상생하려면 관광특구 구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적으로 지역마다 특색있는 테마를 구성하고 역할 분담과 그에 따른 예산작업이 중요하다"며 "내년부터 모든 기관이 참여한 TF팀을 구성해 최소 분기별로 한 번씩 회의를 열어 유기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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