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철새 집단도래지인 구미 해평습지가 낙동강사업 이후 기능을 잃고 있다.
낙동강사업 전에 구미 해평습지에는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를 비롯해 쇠기러기, 청둥오리, 고니 등 철새 수천 마리가 매년 찾았다. 해평습지는 넓은 모래톱과 낙동강 주변의 풍부한 먹이, 인적이 드문 외진 장소 등으로 희귀 철새들의 낙원이었지만, 2009년부터 낙동강사업이 본격 시작되면서 서서히 파괴되기 시작했다. 특히 올 초부터 낙동강 보에 물을 가두면서 수심이 깊어지고 모래톱이 사라졌으며, 인근 농경지 리모델링사업으로 먹이마저 부족해지면서 이곳을 찾는 두루미들이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11일 구미시에 따르면 올해 구미 낙동강변을 찾은 두루미는 흑두루미 960마리, 재두루미 116마리 등 1천76마리에 불과했다. 2008년 3천153마리, 2009년 2천374마리, 2010년 1천187마리, 2011년 1천446마리로 지난해를 제외하면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
경상북도와 구미시 등은 해평습지 모래톱이 사라지자 인공섬인 하중도(河中島)를 보강했으나, 주변 강물의 수심이 깊어 철새들이 먹이를 구할 수 없게 되면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낙동강 유역의 지형이 변하자, 두루미들은 구미 산동면 성수리 일대, 선산읍 감천과 낙동강 합류 지역의 모래톱에 내려앉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낙동강 하류의 칠곡보에 담수를 시작하면서 모래톱 대부분이 사라져 해평습지의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두루미들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보의 수문을 열어 물에 잠겼던 모래톱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 철새들의 서식처가 복원되지 않고는 두루미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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