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 동아백화점 직원 A씨는 연말이 달갑지 않다. 다른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은 연말 상여금을 기대하며 한껏 부풀어 있지만 그는 신이 나지 않는다. 올해 초 이랜드리테일 직원들과 동아백화점 직원들 사이에 상여금 차이가 심했기 때문이다.
A씨는 "같은 이랜드리테일 소속이지만 옛 동아백화점 직원들은 연말 상여금으로 직급에 따라 몇십만원밖에 연말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반면 이랜드리테일 본사 직원들은 수백만원을 챙겼다.
지난해 동아백화점을 떠난 B씨 역시 이랜드의 차별 경영이 회사를 나온 가장 큰 계기가 됐다. 20년간 옛 동아백화점에 근무했지만 이랜드가 회사 인수 후 신입 조건을 적용, 학자금 지원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B씨는 "이랜드가 짠돌이 경영으로 정평 나 있지만 같은 회사인데도 인수당한 직원들은 '서자'로 취급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랜드그룹이 지방기업 차별로 눈총을 받고 있다. 직원들의 복지 혜택보단 전리품 사들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직원은 "유명 배우의 100억원대 다이아몬드를 경매로 낙찰받거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구단의 귀중품 등을 사들이는 데는 수백억원을 쏟아 부으면서 정작 직원 복지에는 인색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직원은 "특정 종교 기업인 탓에 회사 분위기가 특이하다. 모기업이 사치품 사기에 혈안이고 직원 복지를 등한시하는 것이 종교정신에 맞는지 되묻고 싶다"고 불평했다.
이랜드그룹은 세계 경매시장에서 통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주 메이저리그 유격수였던 아지 스미스 소장품을 51만9천203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억6천만원에 낙찰받았다.
이랜드그룹은 "1957년 뉴욕 자이언츠의 윌리 메이스, 1979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짐 팔머 등의 골드글러브 33개를 포함해 총 46개의 골든글러브를 보유하게 됐다"고 자랑했다.
이랜드는 앞서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소유했던 다이아몬드(한화 약 101억원)와 감독 겸 배우 오손 웰스가 1942년 '시민 케인'으로 수상한 오스카 트로피(한화 약 10억원)를 경매에서 낙찰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시각은 싸늘하다. 이랜드그룹은 레저 관광 사업에 필요한 전시품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전리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이랜드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다이아몬드를 사들일 때만 해도 2010년 인수한 이월드(옛 우방랜드)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시 계획이 없다.
이에 대해 이랜드 한 직원은 "레저 산업 육성을 위해 볼거리 차원에서 유명인의 물품을 낙찰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 내부의 자세한 사항은 모른다"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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