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구와 친구하니 온세상이 친구네요"

야구가 청소년들에게 소통의 도구가 되도록
야구가 청소년들에게 소통의 도구가 되도록 '야구는 내 친구' 프로젝트를 이끈 삼성 라이온즈 이찬성 차장, 이정빈, 류동효 과장, 김창하 대리(왼쪽부터). 최두성기자

"야구공처럼 둥글게 바뀌는 학생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어요."

삼성 라이온즈 마케팅팀 이찬성 차장'이정빈 과장'김창하 대리, 운영팀 류동효 과장은 대구시교육청'삼성 라이온즈'매일신문사가 공동으로 마련한 청소년 건강 프로젝트 '야구는 내 친구'가 청소년들의 인성 함양과 학교 내 보이지 않았던 불신의 벽을 허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우리 반 야구장 가자'와 '학교 야구지도', '토요 야구교실' 등 야구는 내 친구 프로젝트를 직접 준비하고 진행하며 참여한 학생들을 가까이서 봐왔다.

야구장에 초청한 교사와 학생들의 자리 배치, 질서 유지, 뒷마무리서부터 학교 체육시간과 토요 야구교실에 사용될 각종 장비를 챙기는 것이며 야구지도까지 이들의 분주한 손길 덕분에 이 프로그램은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야구 방망이와 글러브, 베이스, 안전 그물망 등을 가득 싣고 학교에 가면 학생들은 창문 너머로 환호성을 지르며 반겼지만, 정작 야구공 한번 만져보지 못한 학생들도 수두룩했다.

코치들의 노련한 지도로 야구라는 운동에 조금씩 다가가는 모습을 볼 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공 쥐는 법조차 모르던 학생들이 한 시간 두 시간, 야구 기초를 배우고, 팀을 나눠 시합하면서 소질을 발견했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보람은 역시나 학생들에게서 변화를 목격했을 때다. 이찬성 차장은 "내성적인 성격에다 공부가 뒤처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 학생이 있었는데, 야구에는 남다른 소질을 가지고 있었다. 티에 올려놓은 공을 방망이로 호쾌하게 휘둘러 홈런을 만들자 친구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다가갔다. 나중에 그 학생은 자신이 가진 야구지식을 친구들에게 가르쳐주며 그 반의 스타가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야구를 통해 서로 격려하고 다독이며 한 몸이 되기도 했다. 류동효 과장은 "모든 학생이 참가하다 보니 실력이 천차만별이었다. 신기했던 건 야구를 잘하는 학생이 못하는 학생을 구박하고 따돌리기보다 실수를 했을 때 격려해주고 잘해보자고 파이팅을 외쳤다"고 말했다.

'오합지졸'이던 학생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들이 논의해 실력별로 포지션을 나누고 타순을 짜기도 했다. 이정빈 과장은 "학생들은 야구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았고, 조직체계를 갖추며 발전해 나갔다"고 말했다.

'야구는 내 친구'팀은 야구의 교육적 측면을 중요시하며 스포츠맨십 심어주기에 신경을 썼다. 공을 친 방망이는 제자리에 놓고 달려가도록 했고, 공수 교대 때에는 글러브를 직접 상대방에게 건네도록 유도했다. 김창하 대리는 "자발적으로 규칙을 배워가는 모습에 교사들은 평소에는 말을 듣지 않던 학생들이 확 달라졌다며 웃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 앞에서 야구실력을 뽐내려 더 들떴고, 무섭기만 하던 교사가 실수할 땐 모두가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사제지간의 보이지 않던 벽이 허물어지기도 했다.

야구는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스포츠임에도 장비가 많이 필요하고, 안전 문제가 있어 그간 학교 체육 시간에 하기 쉽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또 학교를 마치면 학원으로 향해야 하는 입시 압박에 닫힌 공간에서 지내야 하는 시간이 많았다. 담임교사와 학생들이 손을 잡고 확 트인 야구장에 와 모처럼 입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맘껏 함성을 지르며 신나게 응원할 수 있었던 경험은 학생들에게 학창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귀중한 시간이 됐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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