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성·쇄신·침울… 돌파구 못찾는 민주

단배식 30여명 참석 '썰렁'…비대위원장 인선 놓고는 친노·비노 계파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새해 첫날인 1일 진행된 신년행사에서 이구동성으로 자성과 쇄신의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향후 당의 위기를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 인선과 관련해선 계파별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단배식을 한 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국립현충원에 이어 4'19 국립민주묘지를 참배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침울했다.

대통령선거 패배의 책임 소재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는데다 비대위원장 선출을 놓고 계파 간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난국을 헤쳐나갈 특별한 돌파구가 없다는 점도 민주당 구성원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날 단배식에는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127명 가운데 30여 명만이 참석해 썰렁한 모습을 연출했다.

단배식에 참석한 중진의원들과 당 지도부 인사들은 국민의 성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기춘 원내대표(겸 비상대책위원장)는 "패배의 아픔이 쌓인 우리 가슴에도 새해가 밝았다"며 "철저히 반성하고 처절하고 가혹하리만치 평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믿음과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국민이 기대하는 변화와 혁신의 폭과 깊이보다 훨씬 크게 민주당이 새롭게 거듭나는 해가 되길 바란다"며 "국민의 신뢰로 희망찬 새해를 준비하는 바탕이 되기를 다짐해 본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당 내외의 위기수습책을 마련할 비상대책위원장 인선과 관련해선 계파별로 백가쟁명이 진행 중이다.

일단 당내에서는 국민의 시선을 의식, 경선보다는 추대 형식이 적절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비대위원장을 경선으로 뽑을 경우 또다시 계파 간 힘겨루기가 발생해 당의 분열상이 커질 수 있는데다 지금까지 대부분 비대위원장을 합의 추대로 선출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를 추대할 것인가를 두고서는 의견수렴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비대위원장 분리선출을 공약으로 제시해 당선된 박기춘 신임 원내대표는 12월 28일 원내대표 경선 시 교황 선출 방식을 제시했지만 당내 의견수렴 과정에서 부정적 반응과 맞닥뜨리자 합의추대 또는 경선을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일 "비대위원장을 경선으로 선출한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며 "당내 다수 의견을 추대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 박 원내대표가 여러 그룹을 만나면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3일 상임고문단 오찬을 시작으로 4일 시도당위원장, 7일 전직 원내대표단, 8일 초선의원 간담회를 잇따라 개최한 뒤 9일 당무위-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당내 각 계파가 선호하는 비대위원장 후보가 다르다는 것이다. 원혜영 의원은 일부 중진의 추대론 속에 친노(친노무현)와 주류 측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종걸 의원은 비주류 쇄신파의 추대 대상으로 거명되고 있다. 일부 초'재선 그룹에서는 박영선 의원을 추대하자는 흐름도 있다. 5선의 이석현, 4선의 박병석'이낙연 의원도 후보군이다. 당내 일각에선 계파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경선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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