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으로부터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받은 업체들이 대부분 유통사업 경험이 전무한데다 일부 지역에는 법정관리 중인 업체가 선정돼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달 31일 대구(그랜드호텔), 경북(서희건설), 인천(인천송도면세점), 대전(신우산업), 울산(진산선무), 경기(호텔앙코르), 충북(중원산업), 전남(로케트전기), 경남(대동백화점) 등 전국 9개 시도에 각 1개씩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업체를 선정했다.
관세청은 사업계획서를 기초로 지역별로 외국인 방문자 수, 관광인프라, 사업지속 가능성, 보세화물 관리역량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9개 사업자 중 유일의 유통업체인 대동백화점은 재무건정성에 문제가 있는데도 경남 시내면세점 운영자로 선정됐다. 대동백화점은 대동그룹 계열사인 대동주택이 대주주로 2009년 대동주택의 경영 악화로 함께 법정관리 상태에 놓여 있다. 뿐만 아니라 대동백화점은 유통업체임에도 자체적으로 매장을 마련하지 못해 다른 건물을 임대해 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 선정된 업체들은 대부분 유통업 경험도 없다. 대구'경기'충북지역에서 선정된 사업자는 호텔업체이고 심지어 기계장비 도매업체, 전지 제조업체, 금속 제조업체도 포함돼 있다. 경북은 건설업체가 맡았다.
유통가 관계자들은 이번에 선정된 업체들이 계획하고 있는 면세점의 규모가 작은 것도 시내면세점 사업의 성공 가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중원산업(358㎡), 신우산업(408㎡), 진산선무(487㎡), 대동백화점(492㎡) 등 4곳은 150평(495㎡) 미만의 매장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 같은 규모로는 다양한 제품 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
유통 전문가들은 면세점 시장을 호텔신라와 호텔롯데가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면세점 경험이 없는 업체들이 사업자로 선정되고 규모의 영세성은 시내면세점의 안착 가능성을 떨어뜨린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구백화점과 그랜드호텔이 경쟁한 대구의 경우 그랜드호텔이 선정된데 대해 유통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이 심의 기준으로 제시한 관광인프라 등 주변환경'재무건전성'사업계획 등의 적정성, 지역업체 대표성 및 고용 창출 효과, 매장'창고 및 재고관리 적정성 등의 평가 항목을 모두 따져보면 누가 보더라도 대구백화점이 그랜드호텔에 비해 크게 앞선다는 것.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브랜드 유치나 재고관리, 지역업체 대표성, 재무건정성 등 세부항목을 굳이 따져보지 않더라도 유통업계에서는 당연히 대구백화점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재무건전성에서 그랜드호텔은 2011년 기준 자산은 582억여원이며 당기영업이익은 1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마이너스 3억원을 기록해 적자였다. 반면 대구백화점은 당기순이익이 매년 100억원대 이상이고 신용등급 평가에서도 A+를 받고 있는 우량기업이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평가 점수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평가 과정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선정할 때 특허심사위원회가 호텔업종에 많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세한 점수 공개는 어렵지만 근소한 점수 차이로 그랜드호텔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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