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들과 함께 봉사… 열혈 봉사 아줌마 박영분 씨

열혈 아줌마 박영분 씨의 연말연시는 더 바쁘다. 불려 다니는 데가 많아서다. 평소에도 매주 봉사 활동을 하는 노인복지시설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몸이 두 개쯤 돼야 할 것 같다. 봉사 활동을 하다보니 가방끈도 좀 더 길게 만들 필요가 있어 40대 중반에 대학에 진학, 사회복지를 공부한다. 사진은 박 씨가 노인복지시설에서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모습.
열혈 아줌마 박영분 씨의 연말연시는 더 바쁘다. 불려 다니는 데가 많아서다. 평소에도 매주 봉사 활동을 하는 노인복지시설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몸이 두 개쯤 돼야 할 것 같다. 봉사 활동을 하다보니 가방끈도 좀 더 길게 만들 필요가 있어 40대 중반에 대학에 진학, 사회복지를 공부한다. 사진은 박 씨가 노인복지시설에서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모습.

연말연시면 이리저리 불려다니느라 더 바쁜 아줌마 박영분(47) 씨. 박 씨는 방학, 휴가 등으로 다른 사람들이 덜 바쁠 때 더 바쁘신 몸이다.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어서다. 청소년상담대학 1기 졸업생, 청소년'실버 성강사 교육 수료, 청소년 성폭력 강사, 웃음치료사 등 자격증만 10개가 넘는 열혈 아줌마다.

정기적인 봉사활동 목록도 화려하다. 새볕실버빌, 서변요양원, 하늘과땅, 성가어르신요양병원, 들꽃마을 등 어르신 보호시설들을 돌며 각 시설마다 월 2회 정도 치료레크 봉사를 한다. 치료레크는 레크리에이션을 가미해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전달하는 일종의 심리치료 방법이다. 목욕봉사도 병행한다. 여기에다 1388 청소년지원센터에서 월 2회 정도 전화상담도 한다. 눈코 뜰 새 없을 것 같지만 직업이 아니라 봉사활동이다. 박 씨의 직업은 남편과 작은 이벤트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다.

박 씨가 이 길로 접어든 계기도 남편의 일 때문이었다. "남편이 하는 일이 음향'이벤트 쪽의 일이다 보니 가수나 연예인들을 만나는 일이 자주 있고 자연히 어르신들의 잔치 쪽 일에도 관여하게 됐다"며 "관심을 갖고 하다 보니 소질도 있는 것 같았는데 친구 엄마의 칠순 잔치를 맡아서 치러보고 '아,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봉사활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박 씨가 마음의 눈을 뜨게 된 계기는 아들 때문이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과 마찰이 잦아지자 아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찾던 중 '봉사'라는 두 글자가 머리에 떠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과 5년 전부터 칠곡에 있는 새볕원 보육시설에서 놀이 봉사를 시작했고 고령 들꽃마을 목욕봉사와 레크리에이션 봉사를 하게 되고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따면서 박 씨의 봉사활동 영역은 넓어져만 갔다. 그래서 노인전문기관과 연계해서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된 것.

박 씨는 어떻게 그 많은 활동을 하느냐는 물음에 "봉사를 하면서 사회에 보탬이 되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활력소를 얻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너무 좋다"며 "봉사의 혜택은 어르신들이 받는지 모르지만 가장 큰 수혜자는 삶이 넉넉해지는 바로 나 자신"이라고 했다.

박 씨는 그 나이에 대학 재학생이다. 어려서도, 젊어서도 하기 싫었던 공부, 소질도 없고 집안 형편도 따라주지 않아 포기한 대학이었지만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공부가 필요하더란다. 아무런 지식도 없이 어르신과 청소년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공부의 부족함이 절실했다고 한다. 그래서 시작한 대학공부가 벌써 경운대 아동사회복지학과 마지막 학년에 이르렀다. 박 씨는 만학에 대해 "공부에 대한 미련과 콤플렉스가 함께 있었는데 좋아서 하는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어렵던 공부가 싫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열혈 아줌마 박영분은 행복하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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