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톡과 싸우기도 바쁜 '조인'…박근혜 눈치까지 설상가상

이동통신사들이 카카오톡의 대항마로 내놓은 차세대 통합커뮤니케이션(RCS) 서비스'조인'(joyn)에 적신호가 켜졌다. 단말기 사전 탑재에 관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에서 디바이스 중립성 위배를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이동통신사들이 야심 차게 출시한 조인은 통신사별로 수십만 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지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통사가 무료 SNS 서비스 제공으로 제 살 깎아 먹기나 다름없는 조인을 내놓은 이유는 카카오톡의 영향이 크다. 카카오톡의 등장 이후 이통통신사의 문자메시지 이용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카카오톡을 잡기 위해 스마트폰 사전 탑재 등의 방법으로 조인에 사활을 걸 계획이었지만 여기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이 조인의 사전 탑재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윤창번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방송통신추진단장은 이달 3일 ICT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조인이 단말기에 사전 탑재되는 것은 디바이스 중립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통사가 개발한 조인만 단말기에 탑재한다면 카카오톡 등의 모바일 메신저와의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없다는 것.

다만 디바이스 중립성에 관련한 입장이 윤 전 단장의 개인적 의견인지 박 당선인의 생각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편리성을 위해 사전탑재하려는 것인데 디바이스 중립성을 논하는 것은 비약"이라며 "하지만 차기 정권의 공식 의견이라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인이 사전 탑재되면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에서 조인 앱을 삭제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각종 버그로 인한 불만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온라인 쿠폰 선물하기, 유료결제 등 일부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문자메시지의 전송이 지연되거나 아예 전달되지 않는 문제까지 속속 발생해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의 대항마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초반 트래픽이 몰리면서 일부 지연이나 전송 오류가 발생했다"며 "개선 작업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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