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g 보태 920g 사용…이승엽 방망이 묵직해진다

체력 보강 자신감 생겨 "국내무대 적응 끝났다"

국내 개인 통산 홈런수 1위 고지를 눈앞에 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방망이 무게를 늘리며 홈런 생산에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올해로 국내 복귀 2년차에 접어든 이승엽은 지난해보다 20g 늘어난 920g짜리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과거 삼성 시절 950g까지 들었던 방망이 무게에는 모자라지만 일본 프로 시절 등 최근 몇 년간 사용했던 900g짜리 방망이보다는 무거운 것이다. 방망이 무게에 변화를 준 건 홈런 등 장타 생산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벼운 방망이는 배트스피드를 높일 수 있지만 공을 더 멀리 보내는 데서는 한계가 있다.

최대 950g의 방망이를 사용, 헤드 무게로 장타를 양산했던 이승엽은 일본 무대 진출 후 볼끝이 좋은 일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려고 방망이 무게를 낮췄다. 지난해 국내 복귀 첫해라는 부담감과 부족했던 타격연습 탓에 일본에서 써왔던 가벼운 방망이를 들었다.

홈런보다는 타율에 치중한 스윙을 구사하며 국내무대 적응을 노린 의도가 다분했다. 그 결과 과거와 같은 호쾌한 스윙보단 짧고 간결한 임팩트를 구사하는 타법으로 변화했고 장타보단 정교한 팀 배팅 위주로 선회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랬던 이승엽이 익숙했던 방망이에 20g을 더 보태기로 한 데는 한 시즌을 보내면서 국내무대 적응을 어느 정도 끝냈다는데서 온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무거운 방망이는 홈런 생산에 유리할 수 있지만 타격 밸런스와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만큼 몸 컨디션이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승엽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두 달가량을 푹 쉬었다. 이승엽은 "(2004년)일본에 진출한 뒤에 이렇게 푹 쉰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초에는 국내 복귀에 대한 부담이 다소 무리를 했고, 시즌 중에 잔 부상을 앓았다. 이번에는 12월 말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 몸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이달 20일 팀의 괌 전지훈련에 합류하는 이승엽은 이번 캠프서, 스피드 올리는 데 주력하고 타격 훈련에도 더 신경을 써 조금 더 빠르고 강한 스윙을 장착할 계획이다. 이승엽은 "1년 동안 똑같은 스윙을 할 수 있는 체력을 다진다면 지난해처럼 펜스 앞에서 잡히는 타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타율 0.307'21홈런'85타점을 기록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 MVP에 뽑히며 화려한 복귀식을 알린 이승엽은 올 시즌 6개차로 다가서 있는 양준혁(전 삼성)이 보유한 개인 최다홈런(351개)을 무난히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시즌에 앞서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이승엽은 "경북고 3학년 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한국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면서 "시즌에선 일본에서 돌아올 때 이루고자 했던 3할'30홈런'100타점을 올해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팀의 3연패에 힘을 싣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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