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이 찾는 대학 만든다" 대구가톨릭대학교 홍철 신임 총장

홍철 대구가톨릭대 신임 총장은 교육도시 대구의 명성을 회복하려면 지역 대학들의 특성화 발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홍철 대구가톨릭대 신임 총장은 교육도시 대구의 명성을 회복하려면 지역 대학들의 특성화 발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전임 총장께서 학교 발전을 위한 '기초공사'를 많이 해놓으셨더군요. 이걸 잘 다듬어서 집을 짓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10일 집무실에서 만난 홍철(67) 대구가톨릭대 신임 총장은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지만 어깨가 많이 무겁다. 대학들이 처한 여건이 만만찮지만, 대구가톨릭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홍 총장은 대구경북의 약점과 강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대표적 인사다. 포항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대통령 경제비서관을 비롯해 건설교통부, KDI, 국토연구원, 인천대(총장), 대구경북연구원 등 중앙과 지방, 공공과 민간 부문을 두루 거쳤다. 특히 2004년부터 7년간 대구경북연구원장을 지내며 지역 각계와 소통이 활발하다는 평이다. 대학 시절에 영세를 받은 가톨릭 신자(세례명 아우구스티노)다.

그는 재작년 3월부터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다음 달이 임기만료다. 수도권에서 바라본 대구경북의 모습은 어땠을까. "수도권, 호남권, 충청권, 경남권까지 통틀어도 대구경북이 처한 여건이 역시나 가장 불리하더군요. 이럴 때일수록 대구와 경북이 서로 힘을 합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홍 총장은 대구경북의 중장기 과제로 ▷중소기업 육성 위주의 일자리 창출 ▷수도권과의 경제 불균형 해소 ▷대구의 남부권 거점 도시화 등을 꼽았다.

대구 경우 첨단의료단지 같은 신성장동력을 통해 '내일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오늘의 일자리'를 만드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산재한 대구경북의 사정과도 맞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중소기업 육성의 뜻을 공약에서 밝혀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발전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지자체 간 협력을 통한 특화사업의 개발을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사업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했다. 실질적으로 하나의 경제권'생활권인 대구와 경산을 하나로 묶는 출발점은 '교통', 그중에서도 광역'고속 교통망의 확보라는 것이다. 대구에서 하양권 대학들로 통학하는 대학생들을 위해서도 절실한 사업이다.

홍 총장은 지방대학들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걱정도 토로했다.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등록금 인하 압박은 거세고 물가는 해마다 올라간다는 것. 학생 충원, 취업 등 정부의 각종 대학 평가 지표에서 지방대학은 수도권 대학보다 불리함을 안고 있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하면 잠이 잘 안 온다"며 "하지만 대구가톨릭대가 선봉이 돼 이런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방대학들의 어려움은 대학별 특성화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대구'경산이라는 좁은 마당에서 지역대학끼리 엇비슷하게 경쟁해서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분야는 이 대학, 저런 분야는 저 대학이라고 기업들이 먼저 찾아올 수 있도록 대학들끼리 특화'연계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잘 가르치는 대학'인 대구가톨릭대에서부터 특성화를 통한 인재양성에 매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