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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체험, 입시교육 폐해 줄 것"…'中1 무시험 학기제'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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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당선인 핵심공약… "국영수 시간으로 활용될 가능성"

중학교 1학년 무시험 자유학기제 도입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업무 보고를 하면서 이 제도를 추진 안건으로 올린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제도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교육공약 중 하나다. 중학교 1학년에게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시험 없이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독서, 예체능, 진로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유도해 창의성을 키우겠다는 의도도 담고 있다.

이 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이들은 입시 위주 교육의 폐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중학교 교사 A씨는 "학생들이 시험 성적과 입시 위주 학습에서 한 발 비켜나 자기 진로, 적성을 찾아보는 시간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며 "다만 학생들이 '노는 학년'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구체적으로 짜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학력 저하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중학교 교사 B씨는 "이미 아일랜드의 경우 1970년대부터 자유학기제와 비슷한 전환학년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목표가 뚜렷해지면서 성적은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중학교 교장은 "학력이 걱정된다면 중1 필기시험을 기본 과목인 국, 영, 수로 한정하고 나머지 과목은 수행평가로 대체하는 절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이 제도 도입에 반대하는 이들은 현실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정책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중학교 교사 C 씨는 "과연 중1 아이들 모두에게 한 학기라는 긴 시간 동안 다양한 진로체험 활동을 하게 해줄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학교 교사 D씨는 "자율'봉사'동아리'진로활동을 하도록 하는 창의적체험활동시간만이라도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먼저"라며 "현재 주어진 진로 탐색 시간마저도 자습, 체육 활동 등으로 전용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 아니냐"고 되물었다. E교사는 "굳이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면 고교 진학 방향이 어느 정도 결정돼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3학년 2학기 때 일부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시험을 치지 않으면 학력이 저하되고, 광역 단위에서 학생을 모집하는 자율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 경우 내신 점수 반영에 어려움을 겪는 등 고입 전형에 혼란이 생긴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사교육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한 학기 동안 시간 여유가 생기면 사교육만 더욱 활개를 치게 되면서 빈부 차이에 따라 학력 격차가 지금보다 더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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