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베이징 스모그 중국은 오염 자료 내놔야

중국 상공을 뒤덮은 소위 '베이징 스모그'가 우리나라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2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중금속 스모그는 베이징 스모그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공기 속 중금속 농도가 대기가 심하게 오염된 베이징 상공을 지나면서 짙어졌고 그 영향을 한반도가 고스란히 받은 것이다.

공교롭게도 베이징 스모그 발생 이후 대구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소보다 2~3배 높아졌다. 특히 대구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2천19㎍/㎥ 수준으로 전국 도시 중 가장 높았다. 환경과학원은 2009년 국내 초미세먼지의 32~60%가 중국에서 건너오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또 해마다 황사 철이 되면 국내 대기 속 납이나 카드뮴 등 중금속 농도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중국의 영향이 크다.

그럼에도 중국과 한국은 대기오염 관리를 위한 공조의 손을 놓고 있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은 편서풍을 타고 그대로 한반도로 흘러든다. 중국과 한국이 서로 네 탓 내 탓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자국민들에게 오염 자료를 공개하지 않을 뿐 아니라 피해국인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자료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국의 경우 장거리 대기오염 물질 이동에 관한 협약을 맺어 오염 물질이 국경을 넘어 확산될 때 공동으로 모니터링을 한다. 피해를 입은 주변국의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에 중금속 농도 등 오염도 자료를 공유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중국에서 이번처럼 최악의 스모그 사태가 벌어졌을 때 후속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중국도 마냥 감추려고만 할 때가 아니다. 적극적으로 자료를 공개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