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사 공부/ 미야지마 히로시 지음/ 너머북스 펴냄
도쿄대학 교수를 박차고 성균관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화제가 된 미야지마 히로시 성균관대 동아시아 학술원 교수의 40년 한국사 연구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중국의 사대부, 일본의 사무라이, 그리고 한국의 양반을 비교하고, 동아시아적 시야에서 한'중'일 역사의 비교를 통해 한국사의 새로운 이해를 모색한다. 저자는 서구적 근대와 달리 동아시아의 근대는 중국은 명대에, 한국은 조선시대 중기인 '16세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근대사 연구는 개항기 때부터가 아니라 조선시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저자는 '주자학'을 다시 보자고 한다. 인간의 본래적인 평등성을 전제로 하면서도 학습에 따라 인간을 차별화하고 사회질서를 잡으려는 주자학은 적어도 18세기 말까지는 가장 개명된 합리적 사상이었다. 그에 입각한 국가 사회체제도 무척 선진적인 것이었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주자학 수용 노력은 당시로서는 가장 진전된 중국 모델의 수용 과정, 요즘 말로 하자면 '세계화'였다는 것이다.
미야지마 교수는 서양의 관점을 기반으로 한 근대의 개념도 거부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한국사의 근대 이행 과정과 역사적 경험을 오로지 자본주의로의 귀결로 상정한 채, 조선후기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았을 봉건제 해체기로 인식하는 한국의 역사학계와 지식인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이 책은 도쿄대학 출신인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가 도쿄대학을 거쳐 2002년 성균관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지난 10년 동안 연구해온 조선시대 과거시험의 양상, 그리고 이와 깊이 결부되어 있었던 양반의 존재 양식, 나아가서 신분제의 독특한 양상, 토지 소유와 신분과의 분리, 인구사와 가족사 등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 조선시대의 특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435쪽, 2만3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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