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만4,900원'… 대구 설 차례상 비용 비싸다

대도시 중 2위

올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는 지난해보다 4%가량 많은 19만4천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역은 6개 대도시 중 차례비용이 두 번째로 높았고, 지난해 대비 상승률도 9%를 기록했다.

한국물가협회는 설을 앞두고 서울, 부산, 대구 등 6개 도시의 전통시장 8곳에서 과일, 견과류, 수산물 등 차례용품 29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했다.

협회가 4인 가족 기준으로 산출한 설 차례상 비용은 6개 도시 평균 19만4천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8만7천380원보다 4.0% 올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구 팔달시장이 조사대상으로 선정된 대구의 경우 차례 비용이 20만4천900원으로 부산(22만4천750원)에 이어 두 번째로 설 물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비용 증가폭도 6개 도시 평균 4%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설에 앞서 조사한 대구지역 차례 비용은 18만7천840원으로 올해 9.08%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대구의 신선식품물가 상승률 6.0%보다도 높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일, 채소 등 차례상에 올라가는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신선식품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설 차례비용이 전체 신선식품 상승세를 웃돈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 등의 육류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과일, 채소류는 태풍과 한파 등의 악조건으로 가격이 크게 뛰었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사과와 배는 대구지역에서 가격이 30%, 고사리'도라지 등 나물류도 8.6% 상승하면서 차례비용을 끌어올렸다.

물가협회는 "아직 본격적인 설 대목 수요가 형성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설이 다가올수록 상승폭은 더 커질 것"이라며 "부재료인 밀가루, 식용유 등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돼 가계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차례비용 상승세 속에 소비자들은 명절소비를 줄일 계획을 잡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주부 350명을 대상으로 설 소비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출규모를 지난해 설보다 줄일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44.3%였다.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대답과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44.9%와 10.8%로 나타났다.

설 소비를 줄이겠다는 이유로 '물가 상승'(41.9%)을 가장 많이 꼽았고, '실질 소득 감소'(21.9%), '가계부채 부담'(20.6%), '경기불안 지속'(12.3%), '고용불안'(1.9%) 등을 차례로 들었다.

이번 설 체감경기에 대해서도 '지난해보다 악화됐다'는 응답이 71.2%로 '전년과 비슷하다'(23.7%)거나 '개선됐다'(5.1%)는 답변보다 많았다. 가장 먼저 소비를 축소할 항목은 선물'용돈(60.6%)이라고 답했고, 차례상 비용(22.6%), 여가비용(16.8%)이 뒤를 이었다.

제수용품 구매장소로는 대형마트(48.6%)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지만 전통시장을 이용할 것이라는 응답도 44.6%나 됐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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