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랍속 폐휴대폰 '사랑의 신호' 통하다

대구 학생들 수거운동 나서…이익금 전액 재단 기부

대구 학생들이 작년 한 해 동안 모은 폐휴대전화 판매 수익으로 3천79만3천원이 23일 복지단체에 전달됐다. 대구시교육청에서 열린 수익금 전달식.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학생들이 작년 한 해 동안 모은 폐휴대전화 판매 수익으로 3천79만3천원이 23일 복지단체에 전달됐다. 대구시교육청에서 열린 수익금 전달식. 대구시교육청 제공

"못 쓰는 휴대전화를 모아 사랑을 전합니다."

집집마다 적게는 1, 2개 많게는 10여 개 정도 있을 법한 폐(廢)휴대전화. 휴대전화 교체 주기가 짧아지면서 폐휴대전화는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그냥 버렸다가는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고, 개인정보도 들어 있다 보니 내버리기도 꺼림칙하다. 이처럼 서랍 속에 잠들어 있는 천덕꾸러기 폐휴대전화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랑의 선물'로 다시 태어났다.

23일 오후 대구시교육청에서는 대구 초'중'고교에서 작년 한 해 동안 모은 폐휴대전화로 조성한 기금을 복지단체에 전하는 '2012년 폐휴대전화 판매 수익금 기부 전달식'(사진)이 열렸다. 우동기 교육감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교사 대표로 대구칠성초교 안소희 양, 경원고 이시형 군과 이동필 교사, 기부처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김영조 대구지역본부장과 월드비전 김순이 대구경북지부장 등이 함께했다.

폐휴대전화 수거 사업은 대구시교육청과 대구시청이 작년부터 환경부와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다. 대구 각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수거된 폐휴대전화를 환경부가 수거한 뒤 판매 수익금을 시교육청에 전달하고 있다.

첫해인 2011년에는 2만9천65대를 모아 월드비전과 굿네이버스에 판매 수익금 3천675만원을 기부했다. 작년 한 해 동안에는 1만4천656대의 폐휴대전화를 수거, 3천79만3천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전달된 기부금은 대구지역 빈곤아동학습지원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며 월드비전에 전달된 기부금은 동아프리카의 케냐와 우간다 등에 지어질 학교에 교육 기자재 구입 예산으로 기부될 예정이다.

대구시교육청은 폐휴대전화 수거 사업에 상당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자원 재활용과 환경 보호,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일석 삼조의 사업이라는 것. 현재 국내에서 1년에 생산되는 휴대전화는 1천600만 대가량으로 이 중 수거돼 재활용되는 폐휴대전화는 연간 500만 대 정도다.

폐휴대전화에는 납,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매립'소각될 경우 환경오염과 자원손실을 유발한다. 하지만 금, 구리 등 유가 금속도 포함하고 있어 올바르게 수거해 폐기할 경우 환경보호와 자원 재활용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폐휴대전화 수거를 통한 기부 운동을 범(汎)국민운동으로 추진해볼 만하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우동기 교육감은 "폐휴대전화 수거 사업은 자원 재활용'환경 보전이라는 취지 이외에 학생들 스스로 기부에 동참하는 기회도 제공한다"며 "올 신학기부터 학교별로 대대적으로 폐휴대전화 수거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향후 대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폐휴대전화 수거 및 기부 운동을 추진하는 방안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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