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500원 목욕탕 휘청…복지관 목욕탕 운영난

대구시내 종합사회복지관들이 운영하는 목욕탕들이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운영 수익이 적어 낡은 시설을 고치기 어렵고 수도'가스요금을 내기에도 빠듯한 실정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역 종합복지관 25곳 중 3곳이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다. 5, 6년 전만 해도 10곳 안팎의 복지관이 목욕탕을 운영했지만 운영난으로 모두 문을 닫았다.

23일 오후 3시쯤 대구 달서구 상인동 상인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하는 2층 목욕탕의 남탕에는 2, 3명만 목욕을 하고 있었다. 이 목욕탕은 2008년 달서구청의 지원을 받아 욕탕의 크기를 넓히고 새로 도배하는 등 리모델링했지만 주변에 늘어난 찜질방과 목욕시설로 인해 손님이 많이 줄었다. 목욕탕 이용료는 남성 3천500원, 여성 3천원으로 2008년 이후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다. 상인복지관 관계자는 "수입은 그대로인데 공공요금 인상과 계속 발생하는 보수 비용 때문에 목욕탕을 운영할수록 적자폭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상인복지관에 따르면 지난해 목욕탕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1억2천200여만원이었지만 지출은 1억4천400여만원으로 2천만원 이상 적자가 났다. 상인복지관 관계자는 "적자 규모가 너무 크지만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폐업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복지관 주변의 저소득층 주민들을 위해 저렴한 요금의 목욕탕이 필요하지만 지금 이대로 가다간 복지관 전체 운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대구 수성구 지산동의 지산종합사회복지관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목욕탕에서 발생하는 적자가 평균 매달 200만원 정도나 된다. 지산복지관 관계자는 "공공요금은 계속 오르는데 정부의 복지관 지원금은 그대로이다 보니 시설 개선은 엄두도 못 낸다"며 "낡은 시설 탓에 손님은 줄고, 적자는 계속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 범물동 용지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범물종합사회복지관 목욕탕은 지난해 요금을 2천원에서 2천500원으로 올려 적자를 겨우 면했지만 시설 개'보수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범물복지관 관계자는 "목욕탕 물탱크의 누수 현상이 심해 양동이를 받쳐 둘 정도지만 보수공사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복지관이 운영하는 목욕탕이 운영난을 겪는 이유는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데다 저소득층 주민들을 위해 입장료를 저렴하게 받기 때문.

실제 상인복지관의 경우 목욕탕에 들어가는 수도'가스'전기요금이 한 해 1억원에 이른다. 목욕탕 요금도 대중목욕탕의 경우 5천~6천원인데 비해 복지관 목욕탕의 요금은 2천500~3천500원으로 수입이 적을 수밖에 없다.

범물복지관 관계자는 "복지시설에 대해 전기'수도'가스요금을 일정 부분 감면해 주는 혜택이 있어야 운영상 어려움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목욕탕 개'보수 비용 지원이 복지관들이 요청해 온 다른 사업과 비교해 우선순위에서 밀려 지원을 제대로 못해 준 건 사실"이라며 "목욕탕 개'보수에 대한 일정부분의 예산 지원과 기업체 사회공헌재단 등 민간단체의 도움 등으로 복지관 목욕탕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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