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초대 총리 후보자로 검사 출신의 정홍원(69)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명했다. 출범 17일을 앞둔 '박근혜호(號)'의 조각이 예년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정홍원 전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의 국무총리 후보 지명을 필두로 장관급인 국가안보실장에 김장수(64) 전 국방장관, 경호실장에 박흥렬(63) 전 육참총장을 지명했고 설날 전후 비서실장 인선까지 마무리 지으면 새 정부의 비정상 출범 우려는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이 검사 시절 특별수사통으로 굵직굵직한 성과를 남긴 정홍원 변호사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은 차기 정부가 법과 원칙에 입각하여 국정 부조리를 바로잡고 행정 쇄신과 창의 행정 구현에 박차를 기할 것임을 짐작게 한다. 정 총리 후보자는 이철희'장영자 부부 사기 사건을 비롯해서 대도 조세형 탈주 사건, 수서 지구 택지 공급 비리 사건, 워커힐 카지노 외화 밀반출 사건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을 칼같이 파헤쳤다. 대검 감찰부장 때는 폭탄주로 유명한 검찰들에게 '낮술 금지령'을 내려 근무 기강이 풀어지는 것을 막기도 했다. 검찰의 낮술 금지령은 각 기업체로도 파급돼 낮술 금지는 시대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들고 날 때를 아는 것도 정 총리 후보자의 장점이다. 2004년 법무연수원장 시절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를 앞두고 "조직의 총수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떠나야 할 때 아름답게 떠나 후배 검사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용퇴하여 신망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정 후보자는 지난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박근혜 당선인의 요청으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공천 칼자루를 휘두르면서도 현영희 의원 사건을 제외하면 큰 잡음 없이 임무를 완수했다. 비결은 유권자들이 혐오하는 갈라 먹기식이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 지지율 하위 25% 잘라내기(컷 오프 룰)와 같은 개혁 마인드의 공평한 적용이었다. 이런 공천 개혁은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될 위기의 여당을 수렁에서 건져내는 기폭제가 되었다.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비(非)SKY(서울대'고대'연대) 성균관대 법대 출신 검사로 명예를 지키며 살아온 정홍원 총리 후보자가 쓴잔을 마시는 용기와 신념으로 공청회를 무사히 통과하여, 박근혜 당선인을 바르게 보좌하는 책임형 총리로서 큰 족적을 남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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