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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의 동양고전 이야기] 전국시대에 전쟁 부정한 묵가…묵자(墨子)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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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에 묵가사상과 양주사상이 가득 찼다"는 맹자의 말은 두 사상이 당시 유가사상의 안티테제(반대 사상)로서 큰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이다. 묵자가 겸애를 말했다면 양주는 '위아주의'(爲我主義), 곧 오늘날 의미의 '개인주의'를 주장했다. 유가의 현실주의와 문명의식은 무엇인가 열심히 하려고 하는 입장인데, 이 점은 묵자 사상도 마찬가지이다. 반면에 도가사상(道家思想)은 인위적 행위, 문명에 감춰진 허위의식을 비판하고 자연을 배우자는 입장이다. 묵가의 전쟁 부정, 양주의 위아주의 사상은 도가의 이 자연주의 입장과 통한다. 이는 마치 인류 역사에서(특히 19세기 이후) 전쟁과 평화를 모순되게 주장하는 것과 흡사하다. 세상 만물 만사에는 음-양, 즉 두 면이 함께 있다. 묵가사상의 좌표를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묵가사상에는 또 다른 특색이 있다. 유가의 '별애'(혈연적 사랑)는 실천하기 쉽지만, 사랑의 초월인 '겸애'는 노력이 필요하다. 묵가의 겸애를 천하가 다 실천하면 평화가 올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문명의 이름으로 전쟁이 그치지 않는다. 만일 겸애를 실천하지 않으면 묵자는 우리를 어떻게 할까. 묵자는 '하늘'이 감시하고 있다고 한다.('天志篇') 유신론적 발상과 유사하다. 유가는 무신론이고, 믿는다면 자연의 섭리를 믿는다고 할 수 있다.(그래서 '주역'이 유가경전에 들어왔다) 묵자가 볼 때 이는 '숙명론'에 빠진 잘못된 믿음이라고 한다. '하늘의 뜻'(천지)을 믿을 때 인간다운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유가는 틀렸다고 한다.('非儒篇') 공자가 "하늘만이 나를 안다" "하늘이 나를 버리시다니!" "하늘이 나에게 덕(德)을 주셨다"라고 한 말은 다 나약한 운명론이라는 것이다. 묵가집단은 일종의 '종교결사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전국시대가 지나고 평화가 찾아왔다. 방어전쟁도 줄어들어 묵가집단의 경영도 어려워졌다. 반면 세상이 안정되니, 예법절차에 밝은 유가의 문화주의는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동시에 농업생산성의 중요성은 박애보다는 혈족집단의 단결과 향촌마을 협동 작업의 필요성을 증대시키고, 그 효율성도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묵가집단의 세력은 점점 약해지고 그의 사상과 책도 잊혀갔다. 중국 근대에 서양 선교사들이 들어와 묵가의 가치를 발굴해 내었다. 서양에 유학한 지식인도 한몫 거들었다. 유가의 별애와 묵가의 겸애, 이제는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보다 변증법적으로 동시 긍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마치 전쟁과 평화처럼. 그리고 또 하나 묵가의 절약정신, 실용정신은 배울 만하다.

이동희 계명대 윤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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