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 책] 블랙 독/최부: 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숲 속 재봉사와 털뭉치 괴물

▨블랙 독/레비 핀폴드 글 그림/천미나 옮김/북스토리 아이/26쪽/1만2천원

섬세한 일러스트와 작품성으로 '2013년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에 노미네이트 된 책은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용기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날 호프 아저씨네 집에 나타난 커다란 검둥개. 이 개는 두려워하면 할수록 더욱더 커진다. 호랑이만 한 검둥개에 깜짝 놀란 호프 아저씨는 허둥지둥 경찰에 신고하고, 뒤이어 일어난 호프 아주머니는 코끼리만 한 검둥개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애들라인은 티라노사우루스만 한 검둥개를 발견하고 모리스는 빅 제피만 한 검둥개를 본다. 하지만 막내 꼬맹이는 다짜고짜 현관문을 벌컥 열어젖히고 나가,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검둥개와 마주한다.

무시무시해 보였던 검둥개를 당당히 마주한 용기 있는 꼬맹이처럼 두려움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꼬맹이는 말한다. "무서워할 거 하나도 없어."

▨최부: 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고정욱 글/이상권 그림/산하/104쪽/9천500원

조선의 선비가 우연히 겪게 된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흥미진진하게 들려주며, 진정한 용기와 지혜가 무엇인지를 되새기게 하는 역사 전기물이다.

조선 성종 때 관료이자 학자였던 최부(1454~1504)는 1487년 추쇄경차관(지역 행정을 감독하고, 도망친 노비를 찾는 일을 맡은 관리)으로 제주에 파견된다. 1488년 윤정월 3일, 부친상 소식에 급히 배를 타고 오다 폭풍우를 만나 보름가량 표류한 끝에 중국 절강성에 도착한다. 이후 강남 지역을 거쳐 북경으로 가서 명나라 황제를 만나고, 요동 지방을 지나 같은 해 6월 4일 압록강을 넘어 조선으로 돌아온다. 성종의 명령을 받은 최부는 자신이 겪은 일들을 '표해록'에 세세하게 담게 된다. 이 기록은 일본의 승려 옌닌이 쓴 '입당구법순례행기', 이탈리아의 마르코 폴로가 쓴 '동방견문록'과 함께 세계 3대 중국 여행기로 꼽힌다.

▨숲 속 재봉사와 털뭉치 괴물/최향랑 글/창비/40쪽/1만1천원

동물들에게 멋진 옷을 만들어 주는 숲 속 재봉사에게 엉망진창 털뭉치 괴물이 찾아온다. 괴물의 정체는 알고 보니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작은 강아지. 강아지는 사람에게 버림받고 떠돌다가 어느새 털뭉치 괴물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숲 속 재봉사는 털뭉치 괴물에게 쿵쿵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따뜻하게 안아 준다. 거미는 쿵쿵이가 벗어 놓은 털뭉치에서 실을 뽑아 털실을 만들고, 재봉사는 그 털실로 뜨개질을 한다. 눈이 오자 뜨개 옷을 하나씩 입은 숲 속 동물들은 눈 장난을 실컷 하고 한숨씩 낮잠에 빠진다. 하지만 쿵쿵이는 행복하고 또 행복해서 잠들지 못한 채 뜨개질을 한다. 가을, 겨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책은 나의 존재가 다른 이에게 위로가 된다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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