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이야, 모야! 보이지 않아도 흥겨운 윷놀이로 즐겁습니다."
20일 오전 경북시각장애인복지관(포항시 남구 대도동). 전국에서 모인 40여 명의 시각장애인이 하얀 막대기를 이리저리 견주어 보고 있었다. 막대기를 뽑고 간추리는 데 열중했다. 이내 함성이 터져 나왔다. '윷이야! 윷!'
이날 (사)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는 시각장애인 윷놀이 대회를 열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윷놀이는 매년 설과 추석에 한 번씩 열리는 시각장애인들의 전통놀이 한마당이다. 이번 대회에는 영천과 김천, 청도, 칠곡, 경주, 포항, 성주, 영주, 청송, 구미 등 지회 10곳에서 2개 팀씩 총 40명이 참가했다.
시각장애인용 윷은 일반 윷가락 4개 대신 젓가락처럼 생긴 쇠막대 10개로 이뤄졌다. 각각의 윷 끄트머리에 고유한 홈이 파여 있다. 홈의 모양과 개수에 따라 각각 1부터 10까지 숫자가 정해진다. 윷은 던지지 않고 상대편이 10개 윷 뭉치를 내밀면 그 중 3개를 뽑는다. 뽑은 윷가락의 숫자 3개를 모두 더하면 패가 나온다. 끝자리가 1'6'9가 나오면 도, 2'7'0은 개, 3'8은 걸, 4는 윷, 5는 모다.
말판의 생김새는 흔히 쓰는 것과 비슷하다. 지점마다 도전, 개전, 걸전 등 고유 이름을 붙여 시각장애인들이 기억하기 쉽게 한 것이 특징이다. 말을 옮기는 것은 봉사자들의 몫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경기는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마무리가 됐다. 1등은 영천지회팀, 2등은 포항지회팀, 3등은 칠곡과 경주지회팀이 공동으로 차지했다. 이들에게는 각각 30만원, 20만원, 10만원씩 상금으로 주어졌다.
포항시 남구 해도동 의용소방대와 포항해양경찰서 동그라미봉사단 등 30여 명이 경기 심판과 행사진행을 도왔다.
김일근 경북시각장애인복지관 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경북 각 지역의 시각장애인들이 서로 친선과 화합을 도모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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