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벚꽃엔딩'과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지난해 이맘때 대단한 사랑을 받았던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1년 만에 다시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면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화제다. 아이돌 노래가 3주면 잊히는 상황에서 1년 만에 불사조처럼 컴백한 이 벚꽃엔딩의 역주행을 두고 '봄의 캐럴'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최근 등산을 하다 젊은 직원한테 그 이유를 들었다. 앞으로 기후변화로 봄이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벚꽃엔딩을 들으면서 봄과 관련된 추억이나 스토리를 간직하고자 한다는 설명이었다. 참 재미있는 현상이지만 암시하는 바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 사라질 수도 있을까. 과학과 기술 발전이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해온 미국의 저명한 사회사상가인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제3차 산업혁명'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경제와 세계를 변화시키는지를 풀어내고 있다.

19세기 인류는 증기기관과 석탄을 동력 삼아 대량 인쇄와 공장을 통한 생산 경제 시대를 열었다.(1차 산업혁명) 20세기 들어 전기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석유자원이 만나면서 전화 라디오 텔레비전 등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고 자동차 석유 전자 등 대기업이 세계경제를 부양하게 되었다.(2차 산업혁명) 하지만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1, 2차 산업혁명은 이제 끝이 났다고 그는 주장한다.

제러미 리프킨은 신재생에너지와 인터넷기술의 융합으로 3차 산업혁명을 예고하고 그 다섯 가지 핵심 요소로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 ▷모든 건물의 미니 발전소화 ▷수소 저장 기술 및 여타 저장 기술로 에너지 보존 ▷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공유 ▷교통수단의 전원 연결 및 연료전지 차량 교체를 들고 있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 일부 지역 등은 이런 신재생에너지 혁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책적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의 3차 산업혁명 전망대로 세상이 바뀌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 다섯 가지 핵심 요소와 산업의 변화를 실제 눈으로 볼 수 있는 장(場)이 바로 엑스코에서 펼쳐진다.

대구와 경북 그리고 엑스코가 10년 전부터 키워 온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가 바로 그 현장이다. 지난해 말 세계 10위에 오른 한국 대표 전시회다. 우리나라에 연간 500여 개의 전시회가 열리지만 그 가운데 세계 10위 안에 드는 전시회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 신재생에너지의 주축이었던 태양광뿐만 아니라 풍력과 연료전지 부문을 특화해서 개최한다.

지금 태양광산업이 다소 어렵기는 하지만 인류의 화석에너지는 고갈될 운명이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는 인류가 어쩔 수 없이 가져가야 하는 미래 산업이다. 내년 말쯤이면 태양광산업 경기도 되살아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연료전지 분야 역시 대구경북이 앞서가고 있다. 우리나라 연료전지 테스트베드 사업을 주관하는 대경지역사업평가원과 포스텍, 포항테크노파크가 R&D를 추진 중인 STX중공업, 포스코에너지, LIG 넥스원 등 6개 기업의 시제품과 함께 연료전지 미래상을 보여준다. 또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 차량 양산화에 들어간 현대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차를 선보인다.

풍력은 해상풍력이 주목받고 있는데 조선산업에서 최고인 우리 기술력이 밑바탕이 돼 수출산업화의 첨병이 될 전망이다. 풍력발전 선진국과 국내 대기업의 협력 및 교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수출산업이다. 이번 국제그린에너지 콘퍼런스에서는 미국 로펌의 변호사들이 자청해서 대구를 찾아 콘퍼런스를 진행한다. 이들은 우리의 수출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태양광산업의 미국 및 중남미 진출과 관련하여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 금융 조달 현지에서 부딪히는 문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한국무역협회도 지역과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수출산업화를 위해 수출상담회를 예산을 들여 지원하고 있다.

또 이 전시회에는 미국의 유명한 통신사인 블룸버그가 계열사인 뉴에너지파이낸스의 수석 애널리스트를 자청해서 파견했다.

신재생에너지와 인터넷기술의 융합으로 생겨난 경제와 산업의 변화가 비극적인 기후변화를 피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지가 엑스코에서 구체적으로 우리 앞에 펼쳐진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의 확산으로 제러미 리프킨이 예측하는 그런 시대가 도달하기 전까지는 봄의 종말을 우려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당분간 매년 봄마다 히트를 이어갈지도 모를 일이다.

박종만/엑스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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