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 책] 섬 소년/고슴도치의 알/꽃과 사탕

▨섬 소년/이정아 글/박건웅 그림/해와나무/76쪽/8천800원

외딴 섬에서 힘없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게 자행된 착취에 대한 이야기다.

세상에서 잊혀 가는 작은 섬, 그곳에 섬을 닮아 가는 한 소년이 있다. 바다에 의지해 고기 잡고 조개 주우며 소박하게 살아가던 용태네 섬사람들. 어느 날 애심원이라는 장애인 시설이 들어서고, 태풍에 배를 잃은 용태네 아빠 엄마도 다른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이 시설에서 일을 한다. 사실 애심원은 장애인을 돌봐주는 시설이 아닌 장애인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시설이었다. 용태네 아빠 엄마와 섬사람들은 원장에 대항하지 못한다.

그러던 중 애심원을 고발하는 방송이 전파를 타고 섬은 한순간에 장애인을 착취한 지옥섬으로 낙인찍히고 용태네 아빠는 감옥까지 가게 되고, 엄마는 돈 벌러 용태만 남기고 섬을 떠난다.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는 새들이 찾아오고, 새들의 천국이 되어 버린 섬에서 용태는 아빠 엄마를 기다리다 섬을 닮아간다. 그림 작가의 선 굵은 흑백 그림은 섬과 소년의 쓸쓸한 모습을 더해준다.

▨고슴도치의 알/다카하시 노조미 글 그림/이순영 옮김/북극곰/36쪽/1만5천원

신인 일러스트레이터의 등용문인 2010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선택된 그림책. 책은 생명과 양육의 소중함을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로 풀어낸다.

알을 품고 있는 오리 아줌마를 보고 아기 고슴도치는 자기도 알을 품는다. 그런데 아기 고슴도치가 찾아낸 알은 바로 자기를 똑 닮은 밤송이였다. 아기 고슴도치의 모성애는 친구들의 놀림에도 굴하지 않는다. 마침내 알밤 속에서 머리를 내민 애벌레를 보고 아기 고슴도치는 아기가 태어났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한다.

어린이다운 상상력과 호기심, 그리고 귀여운 캐릭터와 반전이 빛나는 작품이다. 아기 고슴도치에게 알은 그냥 밤송이가 아니라 사랑이고 배움이고 아름다운 꿈이다.

▨꽃과 사탕/소영 글/문지현 그림/리젬/40쪽/1만2천원

무관심한 사회를 배경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소중함을 시적으로 들려주는 그림책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탕은 그저 달콤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닌 서로를 배려하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결정체로 아이의 입 안에서 녹는다.

할머니는 길에서 버려진 물건을 주워 온다. 낡고 오래된 물건들이 할머니에게는 소중하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할머니는 점점 앞이 보이지 않는다. 할머니는 꽃이 피었다고 말한다. 그것은 꽃이 아니라 빨간 사탕 껍데기인데. 바람이 사탕 껍데기를 가져가 버린다. 그럴 때마다 아이는 사탕을 산다. 그리고 빨간 사탕 껍데기를 꽃나무 가지 위에 얹어 놓는다. 할머니가 꽃을 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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