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현상으로 한'일 양국 증시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정부의 공격적인 양적 완화 정책에 힙입어 엔'달러 환율은 이달 1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99.81엔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100엔 돌파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 조치로 일본의 무역'경상수지 적자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시장에서는 100엔 돌파를 예상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심지어 엔'달러 환율이 110엔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엔'달러 환율이 2014년 말에는 100엔, 2015년 말에는 110엔까지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본의 경기부양 정책이 실시된 지난 6개월 동안 엔'달러 환율은 24% 정도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일본의 니케이225 지수도 급등했다. 지난해 10월 31일 8,928.29포인트(p)로 거래를 마감한 니케이225 지수는 이달 11일 13,549.16p를 기록, 51.7%(4,620.87p) 상승했다.
일본에서는 니케이225 지수가 15,000 이상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외환'주식'채권 등의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증시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니케이225 지수가 15,000을 넘을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이어 15,500~16,000이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0월 31일 1,912.06p에서 이달 11일 1,949.80p로 0.19%(37.74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엔저로 인한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 등이 국내 증시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엔'달러 환율 100엔 시대가 가시화하면서 코스피 추가 하락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점이다. 국내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국내 증시에 투자했던 외국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시장으로 급격히 빠져나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엔화 약세로 외국인이 일본 증시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우리 증시에 투자되었던 자금도 일본 증시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있어 국내 증시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외국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 투자자들은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3천4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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