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가족 이야기] 요양보호사가 된 시어머니

시부모님은 결혼생활 20년 동안 유난히 사이가 좋으셨다고 한다. 아버님이 너무나 다정하시고 휴일이면 가족과 함께 외식하고 영화도 봤단다. 그러나 갑자기 시아버지께서 쓰러지셨다. 뇌졸중으로 20년을 자리에 누워계신다. 말씀도 못하시고 거동도 불편하시며 겨우 고개만 끄덕이신다. 어머님은 건강하실 때 너무 잘해주신 20년 사랑으로, 추억으로 20년을 견딜 수 있었다고 하셨다.

얼마나 정성으로 잘 보살피는지 환자의 모습이 정말 깔끔하시다. 아버님을 부를 때, 아직 "자기, 자기" 하시고, 짜증 한 번 내는 일이 없다. 20년을 가장으로서 돈을 버시고 4남매를 모두 공부시켜 결혼시키기까지 얼마나 외롭고 힘이 드셨을까?

어머님은 1급 장애인인 아버님을 좀 더 잘 보살피려고 몇 년 전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따셨다. 65세가 된 지금도 아버님을 돌보시고, 잠시 식당일도 하시고 집 근처 자투리땅에 온갖 채소 농사를 지으신다. 그 수확물을 자전거에 싣고 우리 집에 오신다. 참으로 존경스러운 우리 어머님,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어머님 사랑합니다.

김미화(대구 북구 관음동)

◆'우리 가족 이야기' 코너에 '나의 결혼이야기'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랑스럽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결혼 과정과 결혼 후의 재미난 사연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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