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레티우스(Lucretius)는 기원전 98년경에 태어나 기원전 55년경에 타계한 고대 로마의 시인이자 철학자다. 가족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없지만, 그가 훌륭한 교육을 받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는 많은 저작을 저술했지만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라는 책만 전승되고 있다. 라틴어로 된 이 책은 강대진 연구원에 의해 지난해 처음으로 국역됐다.
이 책은 모두 6권으로 되어 있으며 세 쌍을 이룬다. 즉 1'2권은 무한한 우주의 생성과 원자의 운동에 대해, 3'4권은 영혼과 그 소멸 그리고 영혼과 육체의 관계에 대해, 5'6권은 세계를 비신화화 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저자는 주목받지 못하던 고대 그리스의 에피쿠로스의 저작으로부터 원자론은 물론 행복한 삶의 이상을 배웠다. 그는 고대 로마가 신과 종교에 지나치게 지배되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종교가 지배적인 힘을 발휘하던 로마에서 용기 있게 무신론을 주장하고 인본주의 사상을 주창한 것. 그는 종교의 매듭에서 사람들의 정신을 풀어내고자 했다. 에피쿠로스의 철학에 따라 영혼은 물질이며, 신체의 죽음과 더불어 영혼도 소멸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이 직면하는 불행의 원인은 신들과 죽음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과 공포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
제4권 후반에 나오는 사랑의 본질, 열정, 해악에 관한 논의는 아주 인상적이다. 철학의 저서에서 아주 드물게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해 진솔하게 표현했다. 그는 평범한 여성이 사랑받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따금 신의 힘에 의해서나 베누스의 화살에 의하지 않고도 덜한 용모를 가진 아가씨가 사랑받게 되는 일이 있다. 때때로 여성 자신이 자기 행실로써, 그리고 호의적인 태도와 우아하게 가꾼 몸으로, 그대가 그녀와 생을 보내는데 쉽게 익숙해지도록 하는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Ⅳ. 1278∼1283). 이 말은 사랑받고자 하는 남성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그는 살아있는 동안 로마의 사상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사후에 큰 명성을 얻었다. 베르길리우스, 홉스, 몽테뉴, 루소, 뉴턴, 마르크스 등은 모두 그의 저작에서 영향을 받았다.
신득렬 전 계명대 교수 paideia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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