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PB(Private Brand·자사상표) 상품을 많이 찾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형마트가 '짝퉁'에 가까운 PB를 내놓고 있어 영세 중소업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1일부터 자사상표를 단 '통큰 초코파이'를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1974년 출시 이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아온 '오리온 초코파이'의 유사상품이다. 붉은색 상자와 개별 포장 디자인은 한 눈에 봐도 오리온 초코파이를 떠올리게 한다.
롯데마트는 오리온 초코파이 27개들이 제품과 가격은 똑같이 7천200원으로 책정하면서도 수량은 6개 늘려 소비자들을 끌고 있다. 개당 가격을 계산해보면 오리온 초코파이는 266.7원, 통큰 초코파이는 218.2원으로 롯데마트의 PB 상품이 18%가량 저렴한 셈이다. 비슷한 맛과 영양 성분이라면 소비자들의 선택은 자연스레 PB 상품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것.
PB 상품은 제조업체는 제조만 하고 제품에는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제조업체는 유통'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상당수의 PB 상품들은 해당 분야의 3~4위권 이하의 제조업체나 중소기업과 협력해 만들고 있고 대형마트가 PB 상품을 도입한 것도 '상생'의 의미가 컸다.
하지만 롯데마트의 통큰 초코파이는 대기업일 뿐 아니라 계열사이기도 한 롯데제과가 제조하면서 PB 상품의 본래 취지를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내부 거래라는 비난까지 사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번 제품뿐 아니라 오리온의 닥터유 에너지바와 제품명과 디자인 등이 유사한 '통큰 에너지바', 농심 신라면을 떠올리게 하는 '롯데라면' 등도 판매하고 있다.
해당 분야 1등 제품을 본떠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한편 농심, 오리온 등 제조사와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파악된다.
한 중소식품업체 관계자는 "1등 제품의 유사식품을 연이어 내놓는 것은 교활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며 "특히 같은 계열사 간에 PB 상품을 내놓는다는 것은 대형마트의 몸집만 불리는 꼴이라 PB 상품의 본 취지와 상당히 어긋난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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