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강미영(35) 씨는 얼마 전 구입한 중고 명품 가방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최근 중고 명품 매장에 가서 평소 갖고 싶었던 가방을, 그것도 최신 모델을 신제품보다 50만원이나 싼 150만원에 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남편을 졸라 신제품을 살 요량이었지만 '된장녀' 취급만 당했다. 결혼 전부터 갖고 싶은 모델이라 몇 년간 조금씩 돈을 모았지만 비싼 가격이 마음에 걸렸다. 궁리 끝에 눈을 돌린 곳이 인터넷 중고 장터였고 그곳에서 횡재(?)를 했다. 강 씨가 구입한 중고 가방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가죽 부분이 밤색으로 변하는 제품이라 '짝퉁'이 아님을 세상에 알릴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짝퉁 브랜드를 선호하던 강 씨의 친구들도 이제는 중고 진품을 선호하게 됐다.
제대로 된 중고품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소비 문화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최근 소비자들은 실용성을 강조하면서 기능과 가격을 보고 중고를 선택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이처럼 소비 문화가 변한 것도 중고시장의 활성화에 한몫을 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말도 옛말이다. 순간의 선택이 잘못됐다면 중고시장에서 팔고 다른 제품을 구입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대형화도 중고 매매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물량이 많다 보니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높여주고 가격도 만족스러워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대형화한 중고 매장들은 물량 공세와 다양한 가격대, 철저한 품질 관리로 신제품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도건우 2040미래연구소 소장은 "중고 제품이라고 하면 상태가 안 좋거나 스크래치 등 쓸 만큼 쓴 제품이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편견이 사라지면서 중고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중고 매매 업체 역시 대형화로 몸집을 키우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 중고 매매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최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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