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의 고독 '달구벌 블루스'

대구시립무용단 정기공연…배경음악에 김광석 노래

김광석과 현대무용의 만남, 대구시립무용단의 제63회 정기공연 '달구벌 블루스'가 28일과 29일 오후 7시 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이례적으로 대구에서 태어나 1990년대 우리나라 모던 포크의 대명사로 불린 가수 고(故) 김광석의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우리 귀에 익숙한 '거리에서''사랑했지만'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등 김광석의 대표곡들을 사용한 것. 대구시립무용단 박현옥 예술감독은 "순수예술이라는 틀을 깨고 현대무용의 다양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며 "이러한 음악적 장치를 통해 중·장년층에게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청년층에게는 지나간 시대에 대한 진한 매력을 선물해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달구벌 블루스'는 대구를 배경으로 밤과 아침, 낮, 오후와 저녁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통해 반복되는 일상 속 삭막함과 무기력함을 표현한다. 또한 '블루스'라는 추억의 리듬이 과거를 상기시키며 현대 도시인들이 느끼는 고독감과 상실감을 그려낸다. 현란한 도시의 불빛, 비틀거리며 질주하는 자동차, 그리고 무엇인가를 죽이려는 듯 날을 세운 킬 힐을 신은 여자들의 발걸음으로 표현한 삶의 무게는 무겁고 가파르게 보인다. 하지만, 지루한 삶의 틀에 갇힌 채 항상 정신적인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도시인들의 모습과 그들이 꿈꾸는 자유를 역동적인 춤과 유희로 풀어내 관객들에게 희망을 선사한다. 박 감독은 "지루하고 의미 없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꿈과 기억에서 사라진 오래전의 몽롱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그것은 아주 희미한 환상일지라도 따스한 사랑의 기운으로 일깨우면서 희망을 전해주는 것들이라는 스토리를 춤으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대구시립무용단 박현옥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가 대본과 안무를 맡았으며, 대구시립무용단 단원 김홍영과 박정은이 주역으로 출연한다. 무대는 김종석, 작곡은 박영랑이 맡았다. 특히 대구시립예술단(교향악단·합창단·국악단)의 단원들이 함께 출연해 더욱 풍성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석 1만5천원, S석 1만원. 053)606-6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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