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2시 대구 달서구 갈산동에 있는 하이드로텍㈜에 대학생과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10여 명이 찾아왔다. 이들은 경북기계공고와 경일대 학생들로 대구시가 주최한 '청년공감 기업탐방' 참가자들이다. 안내를 맡은 이 업체 경영관리팀 김명훈 대리는 가장 먼저 트랙터 앞에 학생들을 세웠다. 하이드로텍이 농기계 유압기기를 주로 생산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미리 트랙터를 준비해놓았다. 참가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회사관계자들의 설명을 수첩에 적기에 바빴다.
임재형(26·경일대 기계공학과 4년) 씨는 "인터넷을 통해 하이드로텍이 강소기업이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자세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며 "기업을 방문해 어떤 회사인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직접 찾으니 정보가 쏙쏙
2003년 설립한 하이드로텍은 2011년 달서구 장동에서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대동공업 농기계 유압기기 납품업체로 지난해 매출이 255억원에 직원이 75명이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매년 20% 이상 고성장을 보이는 강소기업이다. 30대 미만의 젊은 청년을 많이 채용해 젊은 직원 비율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대구시로부터 청년고용 우수기업으로 뽑혔다. 김 대리는 "전 직원이 정규직이고 창립 이래 인위적인 임원 감축은 없었다"며 "입사가 어려운 대기업보다 발전 가능성이 큰 중소기업에서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것도 전략이다"고 말했다.
이날 3시간가량 진행된 기업 방문을 통해 참가자들은 회사 소개와 회사가 바라는 인재상, 취업 전략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무척 만족스러운 반응이었다.
박제성(17·경북기계공고 2년) 군은 "기업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체험할수 있었다"며 "이 회사 환경이나 시스템이 상당히 진보적이라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박군은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기업탐방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다. 부산 한 업체에서 대구로 이직을 준비하는 이모(29) 씨는 "웬만한 채용박람회를 다니면서 채용담당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세세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직접 회사를 방문하니까 밖에서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정보와 사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리는 "기업탐방이 당장 채용과 연결되지는 않지만 이를 통해 회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자신과 회사 철저히 분석해야
지역기업과 청년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일자리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기업탐방은 하이드로텍 등 지역의 5개 기업과 청년 50여 명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10명씩 소그룹별로 희망기업을 방문해 기업현황을 듣고 현장 견학과 선배 취업자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기업탐방이 끝난 후 남구 대명동 ICT파크에서 대구텍 HR팀 최재백 대리가 '채용의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이 있었다.
최 대리는 "업체 브랜드와 급여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며 "적성에 안 맞는데 대기업이나 큰 기업에 들어가면 내부 유리벽에 막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현명한 전략은 적성과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라는 것. 취업을 준비할 때 먼저 해야 할 일은 지역에 얼마나 괜찮은 기업들이 있는지 차근차근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 대리는 "그런 면에서 이번 기업탐방처럼 업체와 구직자의 상호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야 한다"고 했다. 또 "자신이 정말 무엇을 하고 싶고 무슨 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깊이 있는 고민을 한 다음 그에 맞는 회사를 분석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구시 김태익 고용노동과장은 "기업탐방이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참가자들이 늘었다"며 "하루로는 좀 짧다는 의견이 있어 다음 기업탐방부터는 1박 2일로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올해 기업탐방을 2, 3차례 더 시행할 계획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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