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개설된 '대출대도'(대구 출발 대구 도착) 카페 회원수가 5월 현재 2천 명을 넘어섰다. 1년도 채 되지 않은 카페로서 2천 명 회원수는 대단한 것이다. 그만큼 캠핑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캠핑인구가 늘어나면서 사설 캠핑장은 물론, 공원이나 계곡 등에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캠퍼들이 모여들면서 텐트촌이 생겨난다.
하지만, 캠핑인구의 증가만큼 캠핑문화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힐링하러 간 캠핑장에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아 오기도 한다. 건전한 캠핑문화를 위한 에티켓 몇 가지를 적어 본다.
첫째, 취침시간에 관한 에티켓이다. 캠핑의 하이라이트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모닥불을 피워놓고 이야기 꽃을 피우는 것이다. 하지만, 자칫 주위의 캠퍼들에겐 엄청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캠핑장에선 취침시간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상식적인 선에서 취침시간을 지켜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지켜야 할 에티켓 중의 하나일 것이다.
둘째, 개수대와 화장실 사용에 대한 에티켓이다. 캠핑장에서는 개수대와 화장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 캠퍼들에 의해 더럽혀진 개수대와 화장실로 인해 눈살을 찌푸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눈살을 찌푸리는 정도에서 끝날 수 있으면 다행이다. 정식 캠핑장이 아닌 지자체에서 캠핑을 인정해 주는 공원인 경우에는 참기 힘든 개수대와 화장실 관리로 인해 캠핑을 불허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셋째, 화로대 사용에 관한 에티켓이다. 캠핑의 꽃은 모닥불이 아닐까 한다. 모닥불을 화로대를 이용해 피우는 것은 이제 보편화됐다. 화로대 사용으로 캠핑장 바닥에 모닥불 재가 남아 다음에 방문하는 캠퍼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일은 없어졌지만, 사용한 화로대 재의 처리는 아직도 많이 미흡하다. 개수대에서 화로대를 씻거나 재를 주위에 버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
넷째, 자리 잡기에 대한 에티켓이다. 캠핑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캠핑장 예약과 자리 잡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먼저 도착해 몇 팀의 자리를 한꺼번에 잡아둬 뒤에 도착한 캠퍼의 자리를 어렵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다. 자리는 많은데 텐트 칠 자리가 없는 경우다.
캠핑장 예약이 힘들어지는 현실에서 힐링이란 말이 호사스러운 단어가 되어 버릴 수도 있지만 어렵게, 힘들게 캠핑장을 찾은 캠퍼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고 불쾌감을 갖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에티켓 준수를 넘어 건전한 캠핑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대출대도' 회원들은 건전한 캠핑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캠핑에 필요한 식자재나 물건 등을 캠핑장이 있는 지역에서 사도록 하자. 작지만 지역 경제에 보탬을 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다.
지역의 시장을 찾아 장을 보고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해 캠핑요리를 해보자.
캠퍼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시끄럽게 하는 향락객이 아닌 지역민에게 반가운 손님이 되어 보자. 그러면 지자체에서는 많은 캠핑장을 만들 것이고 캠핑 환경은 더욱 더 좋아질 것이다.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나만의 힐링이 아닌, 함께하는 배려의 마음을 가진다면 건전한 캠핑문화는 이른 시일 내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20만 명의 캠퍼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이런 캠핑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손근수(네이버 카페 '대출대도'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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