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은 7일 대구시민야구장. 2대2의 팽팽한 승부는 9회말 삼성 채태인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고서야 결론이 났다. 3대2 삼성의 승리. 삼성은 이 한 방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
우선 주 중 목동원정서 이어온 연패(1무2패)의 사슬을 끊었고, 선두 넥센에 이어 두 번째로 30승(1무18패) 고지를 밟았다. 무엇보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일거에 돌려놓는 반전포가 됐다.
5월 15승7패를 거두며 잘 나가던 삼성은 이달 들어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5월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열린 롯데전에서 삼성은 1승2패로 위닝시리즈를 내주며 주춤거렸고, 4일부터 6일까지 넥센과 공동선두 간의 맞대결서는 1무2패로 밀렸다.
두산을 맞기 전까지 이달 성적은 1승1무3패. 5월을 질풍처럼 달렸기에 상승세가 잠시 꺾이는 것은 큰 문제가 될 게 없었으나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타격감에다 마운드까지 동반 침체하면서 슬럼프 조짐을 보인 건 좋지 않았다.
두산과의 홈 3연전은 삼성이 다시 반전을 이끌어내느냐, 아니면 침체의 골을 깊이 파느냐가 달린 중요한 일전으로 여겨졌다. 삼성이 가진 부담은 컸다. 삼성은 올 시즌 두산에 2승3패로 밀린 데다 최근 몇 년간 두산과는 힘든 승부를 펼쳐왔다.
그래서 3연전 첫 번째 경기는 삼성이 반드시 승리를 거머쥐어야 하는 경기였다. 1회 선취점을 뽑을 때만 해도 경기는 삼성 쪽으로 풀려가는 듯했다. 삼성은 1회 말 최형우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배영섭을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2회초 곧바로 오재원에게 적시타를 맞은 데 이어 이종욱에게 희생번트 타점을 내주며 역전을 당했다.
삼성은 5회 말 간신히 김상수의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으나 두산 마운드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삼성은 2회 선두타자 박한이가 볼넷을 골라 출루했으나 다음 타자 채태인이 2루수 쪽 병살로 기회를 날렸고, 5회에는 김상수의 적시타 때 2루 주자 배영섭이 홈을 파고들다 두산 좌익수 김현수의 정확한 송구에 걸려 아웃되면서 역전에 실패했다.
삼성은 두산 올슨에 5회까지 3안타를 뽑는 데 그쳤고 6회부터 김상현-오현택-정재훈으로 이어진 두산 불펜 공략도 여의치 않았다. 되레 선발 배영수가 물러난 8회 삼성은 큰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4명의 투수를 대거 투입하는 물량 공세로 불을 껐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두산 최주환의 안타 때 2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낸 우익수 박한이의 홈 송구와 포수 진갑용의 재치있는 블로킹이 없었다면 삼성은 패배로 몰릴 수 있었다.
큰 고비를 넘으며 분위기를 끌고 온 삼성은 승부를 결정 지을 주인공을 기다렸다. 9회말 앞선 세 차례 타석에서 병살타와 내야땅볼, 삼진으로 물러난 채태인은 방망이를 움켜쥐었고, 마침내 두산 홍상삼이 던진 두 번째 공을 때려 대구시민야구장 가장 깊숙한 곳으로 공을 보냈다. 비거리 130m짜리 끝내기 홈런.
힘겨운 승부를 결정지어준 채태인을 홈에서 기다린 삼성 선수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7이닝 동안 113개의 공을 던지며 투혼을 발휘했다. 안타 7개 볼넷 2개를 내주며 2실점으로 막은 배영수는 8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관록으로 긴 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막판 극적인 승리의 다리를 놨다.
한편, 넥센은 목동에서 KIA를 8대2로 누르고 선두 질주를 계속했고, 잠실에서는 LG가 롯데를 7대4로 물리쳤다. SK는 문학에서 한화를 12대3으로 꺾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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