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지 소유자의 직접 경작 여부 확인을 위한 조사에 들어가면서 농촌 사회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앞세워 지주와 경작자가 다른 도지 경작 행태에 칼을 빼 들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도지 경작을 중심으로 한 농촌 생태계가 급속하게 붕괴되면서 농지 가격 급락 등 적잖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6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최근 농지 이용 실태 기본 조사를 벌인 결과, 불법 임대차 의심이 21.1%로 가장 많았고, 무단 휴경(11.6%), 불법 전용(9.0%), 소유 제한 위반(1.4%) 순으로 나타났고, 전체의 27%(중복포함)를 차지했다. 8월부터 전문 인력을 투입해 심층조사를 벌인다.
농촌 현장은 기본 조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불법 임대차 의심' 대부분이 도지 경작 형태라는 것에 주목한다. 정부가 이를 바로잡기 위해 경자유전 원칙을 강조하면 도지 관행이 일시에 무너지면서 농촌 생태계는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도지 관행에 따라 지금까지 지주는 직불금과 경작자로부터 쌀과 농산물 일부를 받는 방식으로 농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직불금을 받을 수 없게 되면 지주는 적법한 임대차 계약과 함께 현금 임대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그 부담은 실제 농사짓는 경작인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농촌 지역의 농지값도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부동산 업계는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속인 자녀와 고령 지주가 농지를 계속 보유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단기간에 농지를 시장에 내놓을 경우 매매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매수 심리 위축도 변수다. 경자유전 원칙에 따라 당장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사람은 농지 매입 자체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미래 귀농을 계획하고 있더라도 당장 영농에 나설 수 없는 경우의 실수요마저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
양근호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예천군연합회장은 "농촌에는 법적으로 지주가 아니더라도 문중 소유 농지에서 경작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영농이 이뤄지고 있다"며 "농촌 현실을 고려한 경우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명확한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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