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세계적인 운하 강국이다. 양자강과 회하를 잇는 중국 최초의 한구 운하가 건설된 것은 기원전 486년 무렵이었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주체로 잘 알려진 오나라 왕 부차가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운하를 파기 시작했다.
북경서 항주를 잇는 길이 1천794㎞의 경항대운하가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7세기 수나라 때였다. 수 양제는 10년에 걸쳐 1천만 명의 인원을 동원해 황하에서 회하를 잇는 북서-남동 방향의 운하를 건설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수나라는 대토목공사의 후유증과 고구려 원정 실패를 이유로 망했지만 당은 그 덕을 톡톡히 봤다. 수를 누른 당은 남방의 풍부한 물자를 수도 장안(지금의 시안)까지 날라다 줄 수 있었던 이 운하를 십분 활용, 전성기를 누렸다.
청나라 강희제는 1687년 황하 이북 요제에서 누제에 이르는 중하(中河)운하를 개통해 오늘날 2천500년 역사를 가진 세계 최대의 인공 물길을 완성했다. 중국은 6개 성과 5대 강을 잇는 경항대운하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파나마 운하에 이어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두 번째 운하가 될 니카라과 운하 건설에 나서게 됐다. 니카라과 오르테가 정부는 길이 286㎞의 니카라과 운하를 중국 회사에 맡기기로 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니카라과 운하 건설에는 모두 400억 달러(한화 약 45조 원)가 투입된다. 열대 정글과 산이 많은 지형 탓에 수차례 시도가 실패했지만 이번엔 중국이 나선 것이다.
운하가 완공되면 25만t급 선박이 태평양과 대서양을 넘나들게 된다. 현재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인 파나마 운하 통과 하중의 2배가 넘는다. 파나마 운하도 현재 52억 5천만 달러를 들여 확장 공사 중이다.
운하 건설에 거는 니카라과 정부의 기대는 크다. 니카라과는 국민소득 1천100달러에 불과한 중남미 최빈국 중 하나다. 운하 지지자들은 운하를 지으면 4만 개의 건설직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니카라과의 1인당 국민소득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1914년 건설된 파나마 운하의 운영권을 1999년 파나마 정부에 돌려줬다. 반면 이 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중국은 앞으로 100년간 니카라과 운하 운영권을 쥐게 된다. 글로벌 무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커지고 미국의 지배권은 약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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