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일방 통보…남북당국회담 무산

수석 대표 '격' 놓고 대립

박근혜정부 들어 처음으로 12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던 '남북당국회담'이 북측의 일방적인 보류통보로 무산됐다.

관계기사 3면

남북당국회담 성사로 화해무드가 조성되던 남북관계는 냉각되면서 남북 양측의 회담무산에 대한 책임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11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오후 1시 남북 양측이 동시에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고 이후 북측이 우리 수석대표의 급을 문제 삼았고 북측 대표단의 파견을 보류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며 "(북측의) 대표단 파견 보류로 회담이 무산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내세운 반면, 북측은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국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5명씩으로 구성된 대표단 명단을 이날 교환했다.

결국, 남북 양측이 당국회담의 수석대표 '격'(格)을 둘러싸고 대립한 끝에 타협에 실패, 박근혜정부 출범 후 첫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된 것이다.

북측은 12일 오전 9시께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전화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 등 남북접촉을 차단, 남북관계가 다시 북측의 회담제의 이전으로 돌아가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우리 측 연락관이 오전 9시쯤 시험통화를 했으나 북한 측이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서울에서 열릴 당국회담이 일단 무산됐지만, 남북 모두 대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협이 조만간 이뤄져 회담 개최에 재합의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국에 가서는 국제 스탠더드에 맞게 하고, 남북 간 당국자 회담에서는 처음부터 과거에 해왔던 것처럼 상대에게 존중 대신 굴종과 굴욕을 강요하는 행태로 하는 것은 발전적인 남북관계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회담무산의 책임을 북측에 돌렸다.

한편,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와 관련, "(회담이 무산된 것은)"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대화의 끈을 완전히 놓지는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소모적인 기 싸움으로 한반도 평화구축이라는 본질을 놓쳐버렸다"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확보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끈질긴 노력과 인내를 유감없이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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