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자마자 5일 허태열 비서실장과 4명의 수석비서관을 전격교체하는 청와대 진용개편을 단행했다.
애초 공석 중인 정무수석만 임명할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의 청와대 개편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휴가 구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이 전면 개편된 것은 새 정부 들어 불과 5개월여 만의 일이다.
특히 이날 전격 교체된 허 전 비서실장과 곽상도 민정수석, 최순홍 미래전략 수석, 최성재 고용복지수석에 대해서는 청와대 안팎에서 그동안 끊임없이 교체설이 흘러나왔다는 점에서 새삼스럽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지난 7월 초 박 대통령이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일부 참모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밝히면서 청와대 개편설은 물밑에서 확인되기 시작했다. 청와대 내의 기류가 뒤숭숭해지자 7월 중순 허 전 실장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흔들림없이 업무에 임하라"며 다독거리기는 했지만 허 전 실장을 포함한 대대적인 개편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안팎에서는 그동안의 국정운영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미흡하다고 평가한 수석들에 대해 사실상 '경질'이라는 단호한 조치를 내림으로써 공직사회에 대한 강한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최성재 전 고용복지수석 등에 대해서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고용복지수석께서 산업안전보건 점검 결과와 돌봄 시설의 점검 결과를 보고했는데 그동안 여러 지적에 대해 개선방안을 추진했을 텐데도 위반사항과 지적사항이 줄지 않아 참 답답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었다.
또한, 최순홍 미래전략 수석도 새 정부의 핵심부처인 미래부가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질책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박 대통령이 후임 비서실장에 친박계 원로인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임명한 것은 그가 김용환 서청원 전 의원 등과 더불어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최측근 인사라는 점에서 친정체제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정무수석에 정치인이 아닌 직업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전 EU(유럽연합)'벨기에 대사를 파격 발탁한 것은 의외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정무수석의 역할을 기존 정치권과의 소통보다는 정치권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개편에 이어 교체설이 나돌고 있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경제팀 등 일부 개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후속 개각도 주목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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