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수의사 처방제

8월부터 우리나라도 동물약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수의사의 처방전을 받아야만 약품 구입이 가능하다. 수의사 처방제는 동물약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축산식품 내 동물약품 잔류 등으로 국민건강 피해 및 축산 농가의 경제적 손실 방지와 국내 축산업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이다.

처방제는 축산식품을 생산하는 데 항생제가 오남용 되어 고기의 항생제 내성균이 인체에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육류 1㎏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항생제가 네덜란드보다 100배, 미국의 13배, 가까운 일본보다 8배 정도 많은 편이다.

수의사 처방제는 의약분업과는 달리 처방 대상 동물용 의약품으로 지정된 의약품을 사용할 경우 직접 진료한 수의사가 조제·투약·판매하거나 농가가 처방 대상 동물용 의약품을 구매할 경우 처방전을 발급하여 처방전에 따라 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처방전 발급은 수의사가 직접 진찰을 한 후에만 발급이 가능하고, 문진이나 화상 등 원격진료를 통한 처방은 인정되지 않는다.

동물병원 수의사나 농장의 상시 고용 수의사는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다. 처방전 발급을 요구했는데 정당한 사유 없이 발급을 거절할 경우에는 벌칙 및 과태료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처방 대상 동물약품은 농민들의 불편과 혼란을 줄이기 위해 시행 초기에는 동물 약의 15%만 처방약으로 지정했다.

처방전을 받아야만 구입할 수 있는 반려동물 백신 가운데 개에 적용되는 약품은 단일 광견병 백신과 복합 디스템퍼, 전염성간염, 파라인플루엔자, 파보바이러스, 렙토스피라 등이 있다.

정부는 축산 농가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처방전 발급을 동물마다 진찰하고, 발급을 해야 하나 축군 단위로 관리하는 양돈이나 양계는 축군별 처방도 가능하도록 했다. 최대 30일까지 처방이 가능하다. 소규모 농가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공수의를 활용해 진료 및 처방전을 발급할 예정이고 처방전 발급 수수료(5천원)는 시행 후 1년간은 받지 않기로 했다.

수의사 처방제는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수의사나 약사를 위한 제도가 아니고 농민들에게 부담을 주기 위한 제도는 더더욱 아니다. 이 제도가 잘 시행되고 정착이 돼 우리의 안전한 식단이 보장되기를 바란다.

최동학(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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