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25일간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늦은 밤에 대형마트나 심야 영화관에 '올빼미족'이 몰리고 있다.
13일 오후 10시 롯데시네마 대구점. 늦은 시각에도 영화표를 예매하려고 수십여 명이 줄지어 섰고, 오전 1시가 돼서도 영화관은 사람들로 붐볐다.
대학생 조은영(23'여) 씨는 "한밤에도 집이 찜통 같아 가족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며 "당분간 신천변이나 영화관에서 밤을 보낼 생각이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대구점은 오후 11시 이후 심야 영화를 찾는 관람객이 지난 4, 5월 두 달간 700명에서 7월에만 1천700명으로 늘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열대야가 오면 심야 관람객이 늘기는 하지만 올해는 열대야가 길어지고 있어 이달에는 2천여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오후 8시 이후가 새로운 피크타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8월 들어 시간대별 방문 고객비율을 분석한 결과 야간시간으로 분류되는 오후 8시 이후의 내방객 수가 봄'가을철에는 25% 수준인데 비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35%로 10%포인트 증가했다.
야간에 방문 고객 수가 늘어남에 따라 대형마트들은 통상 마감 준비를 시작하던 오후 9시 이후에 오히려 매장 근무자 수와 상품 구색을 늘리며 하절기 야간시간 집중 근무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에게 쇼핑의 재미를 더해주는 시식의 경우 각 상품군별로 협의를 통해 기존 오후 8시에서 9시 사이 종료하던 것을 야간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오후 10시 혹은 0시까지 시식을 실시하고 있다.
또 주차장이나 계산대 등 고객 편의시설도 오후 10시 이후 근무인력을 최대 30% 정도 늘려 계산대 밀림으로 인한 고객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야식을 즐기는 올빼미족들이 즐겨 찾는 즉석조리 식품은 평소 오후 9시부터 매장 마감을 위해 순차적으로 떨이 판매를 실시했지만 무더위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7월부터는 오히려 오후 9시 이후 판매 품목을 기존보다 최대 20%가량 늘려 반짝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 만촌점 김영준 지원팀장은 "열대야로 급증한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근무인력을 늘리고 매장을 시원하게 하고 있다"며 "야간시간대 고객 집중현상은 무더위와 휴가철이 종료되는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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