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리의 野, 팔짱 낀 與…버려진 민생

소통 노력 않는 싸움 국회 국민80% 부정적 평가

경기 불황에다 최근 증세 논란 등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그런데 야당은 거리에 나가 있고, 여당은 침묵으로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더 이상 '민생국회'를 하겠다는 여야 정치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들은 거의 없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8명은 국회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전국 19세 남녀 1천2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0%가 국회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고, 반면 국회가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8%에 그쳤다. 국회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는 '싸우기만 하고 소통을 하지 않는다'가 32%로 가장 많았고 '당의 이익'입장에 만 따르며 파벌 정치를 한다'가 14%를 차지했다. 이외에 '국정원 문제' 11%, '전반적으로 미흡하고 입법 활동을 잘 못한다'와 '자기 이익만 챙기고 기득권, 특권을 유지하려 한다'가 각각 9%를 차지해 국회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큰지 여실히 드러냈다.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가 이런 민심을 반영한 듯 고심에 빠졌다. 민심을 역행할 경우 반드시 후폭풍을 맞았던 역대 선거 결과를 익히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19일 민주당의 19일째 장외투쟁에 대해 "더는 장외투쟁의 명분이 없다"고 비판하면서 "민생을 위해 국회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대선패배를 살풀이하듯 밤새 촛불을 켤 때가 아니라 2012회계연도 결산국회를 위해 밤새워 일할 때"라며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접을 출구를 따로 따질 필요없이 빨리 결산국회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생의 무게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결산국회가 늦어지면 국정감사도 늦어지고 법안 처리 및 예산안 심사도 늦어지게 돼 민생에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장외투쟁 회군(回軍)'을 두고 큰 고민에 빠졌다.

아직 '천막'을 접을 명분을 찾지는 못했지만, 이번 주에 국정원 국정조사가 마무리될 예정인데다 새누리당이 작년도 결산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해 놓는 등 '환경 변화'가 있어서다. 게다가 일부에선 장외투쟁의 국민적 관심이 예전만 못해 오히려 역풍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야권 한 인사는 "촛불집회 참가자가 줄면서 갈수록 열기가 식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일부 있지만, 대체로 '원내외 병행투쟁'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라며, "9월 정기국회는 참여한다는 입장이지만, 국정원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전면적인 장외투쟁으로 전선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