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의 대구FC 나아갈 길은] (3) 김재하 단장의 공과

시민구단 활기 찾은 '친화력' 탁월…시즌 도중 사의 표명 '무책임\

대구FC 김재하(가운데) 단장이 지난 3월 6일 대구시축구협회와 대구시축구연합회, 대구시OB축구회 등 지역 축구 관련 단체와 MOU를 체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구FC 김재하(가운데) 단장이 지난 3월 6일 대구시축구협회와 대구시축구연합회, 대구시OB축구회 등 지역 축구 관련 단체와 MOU를 체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구FC 김재하 단장은 2011년 2월 1일 부임 후 2년 6개월여 동안 많은 일을 했다. 서포터스 등 축구팬들의 지지를 이끌어냈으며 제일모직과 삼성 라이온즈에 근무하면서 맺은 폭넓은 인맥을 동원, 지역 여러 기관'단체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대구FC의 외연을 크게 확장했다. 그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대구FC 선수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와 재능 기부는 프로축구계에 모범 사례로 벤치마킹됐다.

하지만, 김 단장은 임기를 다하지 않고 시즌 중 사의를 밝혀 개인적인 불명예를 남겼다. 또한 구단이 어려움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떠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바람직한 시민구단 모델 제시

"단장님의 쾌유를 빕니다. 국내 프로축구 최고의 단장님이십니다. 단장님의 사퇴 절대 반대합니다."

이달 13일 김 단장의 사의 표명이 알려진 후 대구FC 홈페이지에 실린 내용들이다. 축구팬들은 하나같이 김 단장의 건강을 걱정하며 대구FC를 계속 맡아줄 것을 부탁했다. 서포터스 '그라지예'는 그의 사퇴에 반대하며 19일부터 대구시청에서 1위 시위를 하고 있다.

김 단장 주위의 한 관계자는 "매우 아쉽지만, 김 단장이 팬들로부터 비난받지 않고 떠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김 단장은 대구FC의 체질을 확 바꿔놓았다. 그는 야구단에서 터득한 프로구단의 운영 잣대를 철저히 적용,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프런트 등 구단 내부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얻었다. 다소 과할 정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주문해 구단 직원들은 파김치가 될 지경이었지만, 미래 청사진을 그리며 온 힘을 기울여 일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경기장 안팎에서 빚어지는 현장을 이해하고 밀어주는 김 단장을 고맙게 생각했다.

그는 또 대구FC에 등을 돌렸던 대구시축구협회 등 축구 관련 단체와 서포터스 등 축구팬들을 끌어안았다. 먼저 이들 단체를 찾아가 도움을 호소,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그는 타고난 친화력을 앞세워 대구FC를 시민 속으로 다가서게 했다. 지역 기관'단체와의 무차별적인 MOU 체결, 초'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재능기부와 봉사활동, 관람객을 위한 '으랏차차' 이벤트 등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프로구단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인 언론과도 그는 다양한 사업을 마련,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과=시즌 중 돌연 사의 밝혀 물의

김 단장은 야구단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축구에 대한 이해도는 부족했다. 야구계와 달리 선수 연봉이나 이적료 등을 공개하지 않는 축구계 풍토상 예산 사용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는 대구시와의 마찰을 부른 요인 중 하나였다.

그가 재임 기간 중 감독을 4명(이영진-모아시르-당성증-백종철)이나 둔 것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부임 첫해의 이영진 감독을 신뢰하지 못한 점과 이 감독의 후임으로 백종철 감독을 바로 영입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는 무리한 감독 교체와 운영비 마련을 위한 핵심 선수 이적(박준혁, 김기희, 송제헌) 때문에 목표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는 팬들이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음에도, 건강과 외압을 이유로 스스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