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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초교 관현악부, 수도권 대회 '3위 갈채'

읍·면 단위 유일…교향곡 대신 국악 '새야새야' 편곡, 이인영 교사

하양초등학교 관현악부가 14일 서울교육대학교 종합문화관에서 열린
하양초등학교 관현악부가 14일 서울교육대학교 종합문화관에서 열린 '제50회 전국초등학생음악경연대회' 합주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다. 하양초교 제공

하양초등학교 관현악부가 정통 오케스트라로 이뤄진 수도권 학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읍'면지역 학교로는 유일하게 대회에 입상(3위)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60명으로 구성된 하양초교 관현악부는 14일 서울교육대학교 종합문화관에서 열린 '제50회 전국초등학생음악경연대회' 합주 부문에서 '새야 새야'를 모티브로 새롭게 편곡한 애잔한 분위기의 곡을 연주해 관중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아 3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에는 전국에서 18팀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하양초교 관현악부는 이인영(43'여) 교사의 지도 아래 아침 1교시 수업 이전과 방과후, 음악캠프 등을 통해 피나는 연습을 했다. 이 교사는 "수도권의 정통 오케스트라로 이뤄진 학교에서는 웅장한 교향곡 중심으로 연주했다. 하지만 값 비싼 개인 악기가 없고, 개인 레슨을 받는 학생이 거의 없는 우리 학교 관현악부는 교향곡 대신 한국인의 정서를 가미하고 국악의 사물이 잘 조화된 '새야 새야'를 편곡해 연주하는 등 곡 선정 및 편곡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양초교 관현악부는 이 대회뿐만 아니라 지난해 제11회 대한민국 청소년 동아리 경진대회에서 초등부 대상(여성가족부장관상), 부산교대 주최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는 이 교사의 숨은 노력이 있다. 1997년 하양초교 관현악부가 창단됐지만 한동안 명맥만 유지하는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다 이 씨가 2004학년도부터 2007학년도까지 이 학교에 근무하면서 침체된 관현악부를 재건하기 위해 학부모, 교사들을 설득했고, 퇴근 후에는 악기 수리를 위해 뛰어다녔다. 음악 전공자가 아닌 이 씨는 자비를 들여 5년간 플루트 레슨, 7년간 바이올린 레슨을 받았고, 지휘법, 합창 연수 등 관현악부 운영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모두 찾아 익혔을 정도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하양초교 관현악부는 어느 정도 반석 위에 올랐고, 이 교사는 근무 규정에 따라 2008년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갔다가 2009년 다시 하양초교로 돌아와 관현악부를 이끌고 있다.

윤창희 하양초교 교장은 "관현악부 단원들은 '나'가 아닌 '우리'를 통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며 더불어 사는 인성을 체득하고 있다"며 "항상 새롭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습해 지역사회 각종 행사에 참여하며 지역 문화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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