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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관 주인 알고보니 세종대왕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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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약탈된 '세종대왕의 익선관'(임금이 정무를 볼 때 쓰던 모자)으로 추정돼 올해 초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유물(본지 2월 27일 자 4면 보도)은 세종대왕의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 모자 유물을 올해 초 처음 공개했던 이상규 경북대 교수는 "과학적 분석 결과 이 익선관은 17세기 경에 제작된 것으로 판명됐다"며 "세종대왕의 재위기간(1418~1450년)과는 200년 정도의 차이가 난다"고 2일 밝혔다.

당시 이 교수는 이 모자 겉에 자수로 새겨진 용 문양 등 외형상의 특징과 모자 내부에 훈민정음 '제자해'(制字解)로 추정되는 한지가 들어있는 점을 근거로 이 모자의 제작 시기를 세종 26년(1444년) 이전으로 보고, 그 주인공이 세종대왕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이 유물은 한 개인 수장가가 일본에서 구입해 국내로 들여왔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왕실 임금의 복식사 연구는 물론 훈민정음 창제과정을 이해하는데 있어 소중한 자료라는 점에서 당시 학계와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교수는 지난 7개월여간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이 모자의 주인공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한 복식 전문가는 '이 익선관의 장식과 색상이 너무 화려하다'는 점 등을 들어 익선관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은 반면 한 자수 전문가는 '임금이 겨울에 직접 쓴 모자' '제사때 제관이 쓴 모자' 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모자의 주인공이 세종대왕이라는 추측은 결국 빗나갔다. 모자에서 채취한 훈민정음 한지 일부, 삼베 조각 등에 대한 방사선 탄소연대 측정 결과 1660년 이후에 제작됐을 확률이 95.4% 이내라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 교수는 "누가 어떤 용도로 사용한 모자인지, 모자에 훈민정음 해례본 제자해 일부가 들어간 이유가 무엇인지 등의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이 유물이 조선 왕실의 복식발달사 연구 자료로서, 훈민정음 해례본 연구를 위한 사료로서의 가치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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