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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의 동양고전 이야기] '예기'(禮記)에 대하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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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수양 위한 내용, 오늘날에도 가치

원래 예의 기능은 '구분 짓는 것'(차별과는 조금 다르다)이다. 이는 공동체 생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할 뿐만 아니라 개인행동의 절도와 절제를 위해서도 필요한 규율이다. 오늘날 사회 규율은 법으로 규정되어 이다. 만약 예로써 질서가 유지된다면 법이 그만큼 쓸모가 없거나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는 각종 법 없이는 질서 유지가 어렵게 바뀌어 버렸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일수록 심한데, 그 원인은 '이익'을 서로 다투기 때문이다. 고대의 예가 그 정신은 질서를 위한 구분짓기에 있다 하더라도 이것이 제도화되고 관습화되면 신분차별이 되고 자유를 구속하고 감정과 생각을 억압하는 등 부작용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 예는 왕조에 적합한 것으로 소위 '예치'(禮治)에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예기'에는 말하기를 "예는 친소(親疎)를 정하며 동이(同異)를 구별하며 시비(是非)를 밝힌다"라고 한다.

현대의 어떤 중국 학자는 "수천년 이래 중국민족의 의식 형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은 유교의 서적들이다. 그 영향의 크기를 보면, '예기'는 '논어' 다음이고 '맹자' 보다 앞서며, '순자'를 훨씬 앞선다."라고 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순자를 별로 중요시하지 않은 것도 이 '예기'를 경전으로 많이 읽었기 때문임을 이 말로써 이해가 된다.

예의의 바탕은 도덕이다. 그러므로 예는 형식으로 도덕심을 고양시킨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예에서는 '형식미'가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명분'도 예에 의해 밝혀지고 올바르게 규정된다. 국가통치에 있어서는 군주의 권력 유지는 법가의 원리를 응용하더라도 겉으로는 예치를 내세워 백성들이 감화되도록 해야하므로 이 책은 통치에도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군주의 예치에 있어서 명분과 질서는 신분을 존비귀천으로 구분하는 데서 나온다고 했는데, 이것이 고대 봉건사회의 정치관이었다. '예기'에서 말하기를 "윤리도덕은 예 없이 실현되지 않는다. 소송과 판결, 존비의 구분, 교육, 군대, 벼슬살이, 기도와 제사 등 모든 것이 예가 아니면 이루어지지 않는다"라고 한다.

유교의 종교적 행위는 정치(백성을 다스림)로 나타나는데, 왕조시대의 그 형태를 이 '예기'를 통하여 여실히 볼 수 있다. 한편 우리에게 익숙한 생활 예절 형식은 '4례(四禮)'에서 볼 수 있다. 관혼상제(冠婚喪祭)가 그것이다. '예기'가 가르치는 잡다한 예절은 오늘날 시대와 맞지 않는 것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경건함(敬)', 즉 행동의 절도, 욕망의 조절, 품위 있는 행동 등 개인 수양에 관한 것은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동희 계명대 윤리학과 교수 dhl333@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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