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경상북도뿐만 아니라 외교부와 안전행정부 등 중앙부처, 각 지역의 새마을회와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새마을 세계화 사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지역의 11개 지자체도 새마을 세계화 사업에 동참 의사를 밝힌 상태다.
올 1월 출범한 새마을세계화재단은 이처럼 산발적이고 단편적으로 진행되는 새마을 세계화 사업의 컨트롤타워로 자리 잡고 있다. 새마을봉사단을 교육'운영해 시범마을을 조성하고 새마을정신에 부합하는 공적개발원조(ODA) 모델을 제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 새마을세계화재단의 궁극적인 목표는 새마을운동의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해 농촌발전과 빈곤퇴치에 기여함으로써 '다 함께 잘사는 지구촌'을 만드는 것이다.
◆새마을 세계화 사업의 컨트롤타워
이달 11일 오전 구미시 새마을세계화재단. 마마두 은자이 세네갈 대사가 새마을세계화재단을 찾았다. 내년부터 세네갈 생루이주 다가나시와 라샤르톨시 등 2곳에 조성되는 새마을 시범마을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방문이다. 이지하 재단 대표이사가 새마을봉사단 파견 진행 상황과 향후 일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새마을운동이 주민들의 정신 개조를 통한 자립운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마두 대사는 "새마을운동은 아프리카에서 실효성이 증명됐다. 특히 효과적인 발전을 이룬 르완다의 사례가 대표적"이라며 "경북도와 새마을세계화재단이 세네갈을 협력 대상지로 정한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세네갈 정부의 쌀 자급 목표가 새마을운동을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마을 세계화 사업의 규모는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들의 빗발치는 요청 때문이다. 현재 11개국이 새마을 시범마을 조성을 요청한 상태. 내년에는 필리핀과 모잠비크, 우즈베키스탄 등 3개국 4개 마을에 새마을 시범 마을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새마을세계화재단은 새마을운동 보급의 관제탑 역할을 맡고 있다. 이는 그동안의 새마을 세계화 사업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경북도는 지난 2005년부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새마을운동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0년부터는 사업 지역을 르완다,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새마을 세계화 사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관 주도 사업의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또 여러 기관에서 산발적으로 새마을 세계화 사업이 이뤄지면서 정체성이 흐려지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새마을 세계화 사업의 전진기지로 새마을세계화재단을 설립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해외봉사단 교육'운영 맡아
새마을세계화재단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새마을 리더 해외봉사단 파견을 통한 시범마을 조성 사업이다. 새마을 세계화 사업은 주민들의 주인 의식과 자립 역량을 일깨워 스스로 가난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기반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새마을 리더 봉사단은 그 방법을 전수하는 정예 요원이다. 새마을세계화재단은 매년 새마을 리더 봉사단 90명을 선발하고 각 나라에 파견해 현지주민 의식개혁과 환경개선 사업, 현지실정에 맞는 소득증대 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지 마을 지도자와 공무원 등을 초청해 새마을 정신을 키우는 것도 주된 사업이다. 새마을세계화재단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및 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와 협력해 외국인 초청 새마을연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현지 마을 지도자와 공무원,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 등 200여 명을 연수에 참여시켜 새마을 리더로 육성했다. 특히 새마을시범마을이 조성되는 지역은 현지 마을 지도자와 마을로 파견될 봉사단원들을 함께 교육하고 현지에 적용될 실행계획을 공동으로 연구하도록 하고 있다.
새마을 세계화 사업을 이끌어갈 청년 해외봉사단과 인재풀(pool)도 구성했다. 대학생 새마을 해외봉사단은 매년 7월 의료진과 새마을지도자, 대학생 등 3개 팀 90명으로 구성해 2주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 출범한 '글로벌 새마을 청년봉사단'은 시니어 단원과 농업전문가, 대학생, 농업'공업계 고교생 등 700여 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전문 교육을 통해 봉사단원으로 육성돼 해외 봉사 활동에 참여한다.
◆새마을세계화재단의 과제
새마을 세계화 사업은 확대되고 있지만 재단의 고민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사업이 중구난방 확대될수록 주민 의식 개혁을 통해 자립 역량을 키운다는 새마을운동의 정신이 희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마을세계화재단은 민'관'연이 하나로 힘을 모으는 총체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새마을 세계화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서다.
새마을 세계화 사업은 정부의 공적개발원조 확대 방침과도 맞물린다. 정부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규모를 오는 2015년까지 GNI(국민총소득)의 0.25%까지 키울 방침이다. 새마을세계화재단은 시대적 분위기와 정부의 ODA 확대 방침에 발맞춰 새마을 세계화 사업을 한국을 대표하는 ODA모델로 정립할 계획이다. 국제개발협력기구와 새마을운동의 지식을 공유하고 다양한 학술지원을 위한 공유 프로그램 운영, 각종 국제교류 활성화와 인적'물적 자원 교환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
가장 시급한 건 재원 확보다. 매년 사업 및 운영 예산으로 50억원 이상 소요되는 상황에서 경북도의 재정에만 기댈 수 없는 형편인 것. 새마을세계화재단은 자체 기금으로 운영될 수 있는 정도로 재원이 확보돼야 흔들림없이 새마을 세계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대기업 등 민간 부문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지하 새마을세계화재단 대표이사는 "지방정부 산하기관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마을세계화 사업의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UN 산하 국제기구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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